[신인순 대표의 조직문화 이야기] 44. 잘해준다고 잘해줬는데 떠나는 직원

2025-03-25

함께 일하고 싶은 치과 만들기 조직문화 이야기

인파워 병원교육컨설팅 그룹 신인순 대표

언제부터인가 병원 경영중 가장 복잡하고 민감한 영역이 ‘사람’이 되었습니다. 진료 장비는 사용법을 익히고 연습하면 충분히 다룰 수 있고, 치료 프로토콜은 정해진 매뉴얼을 잘 따르면 일정 수준의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정해진 공식도 없고, 누구에게나 통하는 매뉴얼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직원 관리의 영역은 이제 단순한 운영 기술을 넘어, 섬세한 감정의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고도의 감각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A치과 원장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최근에 연봉 협상을 앞두고 미팅을 했는데, 결국 두 명의 직원을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나는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왜 직원들이 떠나는 걸까요? 저희 치과 환자도 별로 없고 정말 편하거든요.”

“한 명은 같이 일한 지 6년 된 직원인데, 최근 몇 년 동안 동일한 업무를 반복하고 있는 직원입니다. 매년 해가 지난다고 연봉을 올려주는 것이 맞을까요? 특별한 성과도 없고, 근무 태도에 큰 변화도 없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급여를 ‘동결’하고 싶었지만, 막상 그렇게 말하려니 마음이 불편해서 조금만 올려서 연봉 협상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서운하다고 울면서 나간다고 하네요.”

갑자기 두 명이나 그만둔다니 원장님도 속상한 마음에 속에 있는 말씀을 하신 듯합니다.

아직도 치과계는 매년 연차를 채우면 월급이 올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끔 커뮤니티에서 “몇 년 차에 얼마 받나요?”라는 질문이 올라오곤 하는데,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제가 할 줄 아는 업무가 ~~것들이 있는데, 이 정도 실력이면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연차가 아닌 실력에 포커싱(Focusing)이 되어 질문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연공서열이 아닌 진짜 실력으로 승부하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랄 뿐입니다.

“성장하기 싫어요!”, “성장을 강요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최근에도 들었는데, 각자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력과 월급이 같이 상향 평준화 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나, 실력이 없거나 성장하지 않는데 월급만 매번 오르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병원입장에서도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급여는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성과’에 대한 인정이자 ‘미래 기대’에 대한 투자라는 점입니다. 만약 업무 수준이나 태도가 변화 없이 동일하다면, 급여 인상은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직원에게 1년간의 성과를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직원은 자기 성과 증명서(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앞으로의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서 연봉 협상을 한다면 서로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사례입니다. 경기도에 위치한 B치과 원장님이 다운된 목소리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일 잘하고 센스 있는 직원에게 “이 병원에서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말과 함께 사직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친구가 똘똘해서 같이 오래 함께하고 싶어 정말 잘해줬거든요~ 매주 커피도 사주고, 아침에 밥 못 먹고 출근하는 것 같아 브런치도 준비해주고 했는데, 그만 둔다니 기운이 빠지네요~”

이렇게 인재를 떠나보낼 때 정말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원장님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직원은 ‘고마움’만으로 병원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직원이 계속해서 머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성장’입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 아무리 따뜻한 배려가 있더라도, 스스로 더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사라진다면 결국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병원이 보여주는 비전, 성장 가능성, 자기 역할의 확장성 등이 직원이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결국, 직원이 조직을 떠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갈망입니다.

그러나 직원이 조직에 머무르는 이유는 아주 다양하고 복합적입니다. 즐거움, 의미, 성장, 신뢰, 존중, 기대, 그리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감정적 만족감이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직원 관리는 단순히 ‘잘 해주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그들이 ‘잘되게’ 해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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