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utter] 비영리 캠페인에 경영 노하우를 녹이다

2024-10-09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인터뷰

지난달 25일 만난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월드비전 ‘피니시 더 잡(Finish the Job) 캠페인’ 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조직이론 전문가다. 위원회에 참가한 50여 명의 전문위원과 함께 캠페인 성공을 위한 경영학 관점의 자문을 맡았다.

캠페인 위원회 구성이 독특하다.

“위원회는 전·현직 경영 전문가나 법률가, 학계 연구자들로 구성됐다. 위원장인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명예대표변호사를 중심으로 경영인들이 다수 포함됐다. 펀드레이징이나 자원봉사 전문가들은 월드비전 내부에 있기 때문에 위원회는 경영·기획·관리 전문가들로 꾸렸다. 비영리사업을 좀 더 체계화하고 고도화하는 역할이다.”

비영리 캠페인에 경영 전문가들 자문이 필요한가.

“비영리단체가 잘못되면 사회에 필요한 큰 부분이 무너지게 된다. 비영리는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를 감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히려 영리 기업보다 비영리에 경영적 사고가 필요하다.”

‘경영적 사고’란.

“사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전역에 광범위하게 지원하느냐, 아니면 한 국가에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를 놓고 선택할 때 경영적 사고가 필요하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집중하는 게 합리적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위원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놓고 자유 토론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기업 경영의 노하우를 비영리 분야에 적용해 어떤 식으로 개선하고 혁신해야 하는지를 제안하고 있다.”

영리와 비영리의 관점이 많이 다를 것 같은데.

“다르지 않다. 목적 함수만 다를 뿐이다. 영리의 목적 함수가 ‘이윤 창출’이라면, 비영리 부문은 그 자리에 ‘가치 창출’을 넣으면 된다. 목적 달성에만 초점을 맞추면 기업 경영에 쓰이는 논리나 시스템의 80~90%는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효율성을 높이는 건가.

“그건 아니다. 위원회에서 ‘이윤 추구의 효율성은 절대 금기’라고 강조하는 게 제 역할이자 비영리 경영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이나 정부도 경영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효율성을 추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월드비전이 5년 안에 아프리카 잠비아의 ‘물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마을에 물이 공급되면 아이들이 물을 얻기 위해서 허비하는 시간에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된다.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소득이 생겨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건 새로운 접근인 동시에 경영 관점에서도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본다.”

위원회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제 1년 남짓 지났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위원들이 아이디어를 모으고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 캠페인 위원회 활동으로 비영리 조직의 바람직한 미래 방향과 사회적가치 창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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