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의장은 극단적 T” 게임사, 숏폼 1200억 쏜 이유

2024-10-07

Today’s Interview

1200억원 가볍게 베팅하는

크래프톤·스푼 숏폼 드라마 빅픽처

1200억원. 게임사 크래프톤이 최근 숏폼 드라마(회당 1~2분 내외 숏폼 형식으로 제작되는 드라마)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스푼랩스’(이하 스푼)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이다. 크래프톤이 게임 외 분야에 쓴 돈 중 가장 큰 액수고, 스푼은 창업 후 12년간 받은 누적 투자금(68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돈을 한 번에 유치했다. 스타트업·게임업계는 뜻밖의 투자 소식에 술렁거렸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장병규(51)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과 최혁재(45) 스푼 대표는 “그리 큰돈은 아니다”고 말했다. 요즘 같은 투자 가뭄 시대에 자금이 남아도는 것도 아닐 텐데, 도대체 왜?

“그리 큰돈은 아니다”란 말 앞에, 몇 글자만 더하면 답이 나온다. 바로 “꿈의 크기에 비해”서다. 두 사람이 입을 모아 말한 꿈, 글로벌에서 통할 만한 ‘웰메이드 숏폼 콘텐트’와 ‘숏폼 시장에서 넷플릭스급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올 2분기 매출 7070억원, 영업이익 332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한국 대표 게임사 중 한 곳이다. 이들의 대표 상품 역시 글로벌 히트 게임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배그). 그리고 스푼의 원래 회사 이름은 ‘스푼라디오’, 이름 그대로 오디오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었다. 게임사와 오디오 콘텐트 플랫폼이 만나 ‘잘 만든 숏폼’을 말하고, ‘숏폼 시장의 넷플릭스’를 꿈꾸는 이유는 뭘까. 이들은 대체 어떤 미래를 보고 있길래, 1200억원을 의연하게 투자하고 투자받게 됐을까. 그 꿈은 실현 가능한 걸까. 답을 듣기 위해 장 의장과 최 대표를 직접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 2일과 지난달 30일, 각각 크래프톤과 스푼 본사에서 진행했다.

1. 1200억원 투자, 왜?

투자 배경은.

최혁재 대표(이하 최)=올해 봄쯤인가, 장 의장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스푼(당시 스푼라디오)은 숏폼 드라마 비즈니스를 반드시 할 겁니다’라는 취지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투자 제안은 아니었고, 어딘가에서 투자를 받든 못 받든 기회가 열린 새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진정성 있게 말했다. 단순히 돈을 잘 벌자가 목표는 아니었다. ‘비글루’(스푼의 숏폼 드라마 플랫폼)가 잘되면 마지막에 그려볼 수 있는 모습이 뭘까에 대해 서로 얘기했고, 새로운 미디어 채널 탄생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국만이 아니라 글로벌, 특히 북미 시장에서 틱톡처럼 새로운 미디어 채널이 되는 것. 한국 회사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얘기를 나눈 게 기억에 남는다.

장병규 의장(이하 장)=크래프톤이 게임 외 사업, 비연관 다각화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시작한 건 사실 2년 반이 넘었다. 지난해 공유 오피스와 교육 사업을 하는 패스트트랙 아시아에 220억원을 투자한 것도 그 일환이다. 외부에선 게임사 크래프톤이 왜 이런 투자를 하나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다각화란 목표를 향해 꾸준히 이뤄진 일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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