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4% 마시는 먹는샘물…‘생수’ 안전인증제 도입한다

2025-04-24

정부가 ‘먹는샘물’에 품질·안전 인증제를 도입한다. 1995년 먹는물관리법 제정으로 생수 시장이 열린지 30년 만이다.

환경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먹는물 품질·안전 인증제 도입 방안을 담은 ‘먹는샘물 관리제도 개선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먹는샘물 시장은 1995년 합법적으로 판매가 허용된 이래 30년간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전 국민의 약 3분의 1(34.3%)이 먹는샘물을 마시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규모도 2018년 1조원에서 지난해 3조2000억원까지 커졌다.

환경부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을 토대로 국제표준기구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 22000) 수준의 먹는샘물 품질·안전 인증제를 도입한다. 인증제도를 통해 취수·제조·유통 모든 과정에서 안전 위해요소와 예방관리 체계를 평가한다. 올해 인증제도를 마련한 뒤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페트병에 담긴 먹는샘물을 야외에서 보관할 때 덮개를 덮도록 하는 등 보관 기준도 구체화한다. 유통 과정에서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용기에서 아세트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용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2021년 감사원이 서울시 편의점과 소매점 272곳을 현장 점검한 결과, 101곳(37%)에서 페트병 생수를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야외에 노출한 채 보관하고 있었다. 국내 페트병 생수 3종과 수입 제품 1종을 대상으로 여름철 낮 자외선 강도와 50도 정도의 조건에서 최대 한 달간 노출시킨 뒤 수질 검사를 했더니 포름 알데히드와 아세트 알데히드, 안티몬이 검출됐다.

현재 먹는샘물 보관 기준은 ‘가급적 차고 어두운 곳에 위생적으로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이 전부여서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보관 규정 위반에 대한 처벌은 벌금형에서 과태료로 완화한다. 처벌이 지나치게 엄격해 현장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 우려가 큰 먹는샘물 내 미량오염물질에 대해서는 관리를 강화한다. 미세플라스틱, 과불화화합물에 대해 조사를 확대한다. 국내 먹는샘물뿐만 아니라 수입 먹는샘물도 미세플라스틱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지름 20㎛ 이상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표준 분석 지침을 마련한다. 또 내년까지 지름 1㎛ 수준의 초미세플라스틱의 분석 방안을 찾는다.

다만 수질 기준에 미세플라스틱 포함 여부 등 구체적인 규제 방안은 국제 논의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신영수 환경부 토양지하수 과장은 “미세플라스틱의 측정 방법, 위해성에 대해 국제적 논의가 진행 중이고 국제표준화기구를 중심으로 측정 방법 표준화 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며 “국제 논의를 팔로업하면서 국내적으로도 조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샘물의 ‘세균 기준’은 완화한다. 먹는샘물 수질기준 51개 항목 중 하나인 일반세균은 1998년부터 원수(샘물)와 제품수(먹는샘물) 기준을 각각 운영해 왔는데, 원수의 일반세균 기준이 실제 음용 제품 기준보다 엄격해 비합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앞으로는 원수의 일반세균 기준과 시중 제품의 일반세균 기준을 똑같이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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