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신갈점, 1층 전체 반려동물 콘텐츠로 꾸며
스타필드 하남·고양 등 반려인들 ‘성지’…주말 북적
의료·장묘 등 반려인 수요↑…“2032년 21조” 전망
결혼 3년차인 30대 김모 씨는 고양이만 5마리를 키운다. 결혼과 동시에 주변에게 노키즈를 선언했다. 김씨는 주말이면 고양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결혼을 포기한 40대 직장인 서모 씨는 강아지 1마리를 키운다. 주말이면 개모차(개+유모차)에 태워 외출하고 종종 해외여행을 떠날 때도 함께 비행기에 올라탄다.
아예 결혼 생각이 없고 결혼하더라도 출산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늘면서 이를 겨냥한 기업 마케팅도 한창이다. 유통가 역시 1500만명이 넘는 국내 반려인구를 대상으로 특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18일 유통가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14일 신갈점에 반려동물 토탈 케어 스토어 ‘콜리올리 펫타운’을 새로 열었다.
눈에 띄는 것은 1층 전체 공간(1124㎡, 약 340평)을 모두 할애했다는 점이다. 대형마트 내 메인인 1층 전체 공간을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콘텐츠로 채운 사례는 유통가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혁신적인 시도”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콜리올리 펫타운은 바닥재부터 가구까지 반려동물의 관절에 부담을 줄이는 자재를 사용했다. 후각이 예민한 반려동물을 위해 하루 두 번 소독도 진행한다.
유통가에서 ‘펫팸족(펫+패밀리)’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펫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스타필드다. 경기 하남과 고양, 수원 스타필드는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기 좋은 곳으로 반려인들의 성지로 꼽힌지 오래다.
1호점인 스타필드 하남은 2016년 국내 쇼핑몰 최초로 반려견 입장을 허용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올해 7월 스타필드 하남 1층 몰리스 매장 인근 야외 공간에 조성된 펫파크는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는 오프리쉬(off-leash)존 기준 전국 스타필드 펫파크 중 가장 큰 규모(1190㎡, 약 360평)로 마련됐다. 정 회장은 반려견과의 일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는 등 재계 대표적인 애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반려동물 시장은 성장세에 있다. 올 1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내놓은 ‘2023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 비율은 28.2%로 전국민 3~4명 중 1명 꼴이다. 이는 2010년 첫 조사 때 17.4%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농식품부는 2022년 기준 8조5000억원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가 오는 2032년 2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반려동물의 식품과 용품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여가, 장묘 등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원하는 반려인들이 늘고 있다.
장묘의 경우 가족처럼 여기던 반려동물을 잃고 슬픔과 상실감을 느끼는 반려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480만원짜리 서비스도 나왔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펫 전용 관이나 유골함, 최고급 수의, 액자 등이 제공되며, 단독 추모실 이용과 전문 장례지도사가 직접 염습해 장례를 치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