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으로 인간의 취약성 보완한다... 미켈레가 가진 발렌티노의 비전 [더 하이엔드]

2025-03-07

우아함과 화려함이라는 두 가지 미학을 만족시켜온 메종 발렌티노가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창의적인 디렉션 아래 새로운 세계를 구축했다. 브랜드 아카이브가 보유한헤리티지를 탐험하고, 이를 재해석해 현대적으로 변화시키는 그의 마법은 새 역사의 서막을 열었다. 올봄, 우리는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창조한 뉴 발렌티노(NEW VALENTINO)를 만났다.

지난해 4월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메종 발렌티노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하면서부터 세계 패션계의 관심은 발렌티노로 쏠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무엇을 예상하던 그 이상의 독창성과 반전을 보여주는 미켈레이기에, 우아함의 헤리티지로 가득 찬 발렌티노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공식적으로 그의 첫 런웨이 컬렉션인 2025 봄/여름 컬렉션 ‘파비옹 데 폴리(Pavillon des Folies)’가 공개되자 기대감은 또 한 번의 환희로 승화됐다. 파리 패션위크 기간 공개된 컬렉션 쇼는 쿠튀르 기반의 메종이 가지는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미켈레의 몽환적인 무대 연출이 어우러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메종 발렌티노의 새로운 챕터

이번 컬렉션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발렌티노의 창립자인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선보였던 아이코닉한 요소에 미켈레의 창의성을 더해 메종 발렌티노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1960년 Mr.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와 Mr. 지안카를로 지암메티(Giancarlo Giammetti)에 의해 설립된 발렌티노는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으로 빠르게 성공했다.

1968년 발표한 화이트 컬렉션에 이어 ‘발렌티노 레드’로 알려진 빨간색을 중심으로 한 대담한 색채 사용과 몸매를 아름다워 보이게 하는 극적인 실루엣으로 당대 가장 유명한 영화계 스타들과 상류층 여성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고, 지금까지 고전적인 우아함의 대명사로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아름다움의 목적은 치유”

미켈레는 자신의 첫 발렌티노 컬렉션에서 부서지기 쉬운 인간의 취약성과 아름다움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접근했다. 그는 컬렉션 쇼 노트에 “아름다움은 운명의 덧없고, 모호한 본질에서 비롯되는 고뇌를 어루만져줄 치료제가 될 수 있다”며 “아름다움은 결코 순식간에 사라지거나 변덕스럽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 안고 몸의 온기를 지켜주며 편안함을 선사한다. 아름다움의 목적은 치유인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름다움의 역할을 고찰하고, 이를 컬렉션에 담아냈다는 이야기다. 컬렉션 쇼 역시 이 철학이 담긴 시공간으로 연출했다.

벽·가구를 흰 천으로 씌워 오랫동안 비어있던 대저택을 연상시키는 무대는 깨진 유리를 바닥에 깔아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모델이 걸을 때마다. 점점 더 깨지는 유리 바닥은 관람객을 전율하게 했다.

우아함과 다양성의 완벽한 융합

파비옹 데 폴리 컬렉션을 통해 미켈레는 메종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메종의 기존 팬과 젊은 세대를 모두 사로잡았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챙의 오버사이즈 모자와 이국적인 매력을 풍기는 터번, 여성스러움의 상징으로 활용되는 도트와 플라워 패턴을 활용한 재킷과 드레스, 보우(리본)와 프린지로 포인트를 준 재킷과 드레스 등 발렌티노의 아이코닉 요소들이 미켈레 디자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맥시멀리즘과 더해져 지금 시대에 맞게 재해석됐다.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룩에 다양한 기법과 텍스처를 통해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이는 런웨이에 등장한 첫 번째 룩부터 확인할 수 있다. 클래식한 리본 달린 턱시도 드레스에 레이스 장갑, 빨간색 스타킹과 붉은 리본이 달린 하이힐을 신은 모델의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기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발렌티노의 상징적인 재킷과 드레스는 다채로운 소재와 패턴, 장식을 만나 진화했다.

하이라이트는 액세서리였다. 2025년 봄 컬렉션에서 처음 선보였던 V로고 앰블럼의 ‘베인’ 백은 이번 컬렉션에 서 더욱 다양한 소재와 컬러로 등장했다. 1970년대 예술계에서 영감 받은 ‘비바 슈퍼스타’ 백은 작은 사이즈의 베인 백이나 관객의 시선을 잡아 끈 고양이 모양 미노디에르(Minaudiere, 작은 화장품이나 보석 같은 액세서리를 보관하는 금속 케이스) ‘샤 드 라 메종’ 백과 함께 드는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오버 사이즈 햇과 함께 보여준 새틴 터번, 리본 장식의 오페라 슈즈와 작은 테슬이 달린 발레리나 슈즈는 현대적인 스타일링을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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