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비은행 금융권 첫 종합 스트레스 테스트 추진

2025-05-27

유럽연합(EU)이 은행 외 금융기관에 대한 첫 포괄적 스트레스 테스트를 추진한다. 지난 몇 년간 급격히 성장한 헤지펀드, 사모펀드, 연기금, 보험사 등 규제가 느슨한 ‘비은행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금융감독기구들은 현재 비은행권에 대한 구체적인 스트레스 테스트 범위와 방법을 조율 중이며, 이르면 내년에 이를 시행하는 쪽으로 논의 중이다. EU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영국 중앙은행(BoE)이 처음으로 비은행권에 대해 실시한 ‘시스템 전반 탐색 시나리오’ 테스트를 따른 것이다.

이번 계획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받는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급속한 성장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출 공급의 중심이 은행에서 규제가 약한 다른 기관들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유로존 전체 대출잔고 19조 유로 중 비은행 금융기관이 약 4분의 1(25%)을 차지했다. 특히 유로존 은행들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제공한 대출 규모는 1999년 대비 세 배 이상 늘어 6조 유로에 달한다.

감독당국은 이들 기관의 불투명성과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팬데믹 초기 채권시장의 현금 확보 경쟁, 패밀리오피스 아르케고스 캐피털이 초래한 마진콜 사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에너지 트레이더들의 유동성 위기 등은 모두 비은행권이 중심이 된 사례다. 클라우디아 부흐 ECB 감독위원장은 최근 유럽의회 청문회에서 “비은행권에서 발생한 유동성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연쇄적으로 파급된 사례가 있다”며 “비은행권 전체가 은행보다 더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 특성에 맞춘 규제와 위험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회원국은 자국 차원의 비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를 예고한 상태다. EU의 종합 테스트는 기존의 은행·보험사·MMF(머니마켓펀드)·결제기관 등 분야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통합해 시스템 전체의 위기 전이 구조를 점검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앞서 BoE의 비은행권 시나리오 테스트에는 런던 소재 50여 개 금융기관이 참여했으며, 헤지펀드가 파산했을 경우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등도 포함됐다. 당시 BoE는 연금펀드의 유동성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지만, 대규모 자산 매각이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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