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사장 리더십 아래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
수리온으로 방산 수출 새 시대…동남아도 노린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첫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국산 헬기를 처음 수출한 것을 두고 KAI 안팎에서는 강구영 사장의 공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동남아 등 다른 국가에서도 수리온 수출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 추가 수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2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전날 이라크 정부와 수리온(KUH) 수출 사업 관련 판매·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1358억원이다. 이는 KAI의 지난해 매출의 3.6% 규모다. 계약 기간은 내년 3월 31일부터 2029년 3월 31일까지다.
KAI 측은 "계약 기간 종료일은 최종 납품 예상 일자"라며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변경 시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리온은 방위사업청 주관 아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 등이 2006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국산 최초 기동 헬리콥터다. 현재 군용, 경찰, 해경, 소방, 산림 등 다양한 용도의 파생형 기체로 300여대가 운용되고 있다.
그동안 수출 소식이 없던 수리온의 수출 계약 체결 소식에 방산업계는 강구영 사장의 영업 행보가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한다.
강구영 KAI 사장은 임명 당시부터 '수출 비전문가'라는 비판을 받은 인물이다. 이에 강 사장은 2022년 9월 취임 이후 줄곧 '수출'을 강조하며 KAI의 제1호 영업사원을 자처했다.
강 사장은 지난해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국산 헬기가 해외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수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4월 열린 이라크 방산전시회에서는 타벳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 및 이라크 국방위원들에게 수리온(KUH)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카림 아부드 모하메드 알타메미 이라크 대테러사령관과 샤미르 자키 후세인 알말리키 육군 항공사령관은 방한해 경남 사천 KAI를 방문해 수리온 운용을 참관하고 직접 탑승하기도 했다.
2월에도 알 아바시 장관이 방한 기간 강구영 KAI 사장과 만나 국산헬기 수리온 수출에 대해 논의했다.
수차례 논의 끝에 드디어 수출 물꼬를 튼 만큼 수리온의 추가 수출도 예상된다. 수리온은 이미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수리온은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헬기"라며 "수출 물꼬를 텄으니 협상을 진행 중인 다른 국가도 이를 참고할 수밖에 없고, 내년 추가 수출 소식이 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방산업계에서는 강구영 사장 체제 KAI가 수출 잔고를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강 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9월 5일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방산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강구영 사장의 약점은 수주 물량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는데 남은 임기 동안 수출 성과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기대된다"며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있지만, (수출) 결과에 따른 연임 성공 여부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