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하도급대금 감액행위 대응

황보윤 공정거래전문 변호사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원사업자가 공사과정에서 거래조건에 변동이 없음에도 일방적으로 하도급대금을 감액하거나 원사업자의 요청으로 납기 등이 연기됐는데도 당초 계약서상의 납기를 준수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또는 수급사업자의 귀책과 무관한 발주자부터의 클레임이 발생을 이유 등 원사업자의 다양한 갑질로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감액하는 등 그 형태가 가지각색인데 하도급업체는 이처럼 공사대금이 부당하게 감액되어 떼이는 경우가 빈번하고 골치거리 중 하나이다.

현행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함) 제11조에 제1항 의하면 원사업자는 공사 등의 위탁을 할 때 정한 하도급대금을 감액하여서는 아니 되고, 예외적으로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한 경우에는 하도급대금을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하도급대금의 부당 감액이라 함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하도급대금을 감액한 것을 의미하며, 위탁을 할 때란 당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때를 의미한다.

하도급계약은 당초의 계약내용에 따라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이므로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원사업자가 자신의 거래상의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하도급대금을 감액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특히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관계처럼 거래상 당사자간의 교섭력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원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박탈하는 경우가 있는 바, 하도급법 제11조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부당 감액여부와 관련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태도는 “하도급법 제11조 제1항은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건설, 용역 등의 위탁을 할 때 정한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감액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1조 제2항은 부당 감액으로 간주되는 행위유형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부당 감액에 있어 부당성 여부는 하도급계약의 체결 및 대금 감액의 경위, 하도급계약의 이행내용, 하도급 목적물의 특성과 시장상황, 감액된 하도급대금의 정도, 감액방법과 수단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것이 수급사업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감액인지 여부에 의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라고 보고 있다.

원칙적으로 원사업자는 하도급거래, 계약과정에서 하도급대금을 감액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한 경우라면 대금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하도급 계약 체결이후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서 제출한 대금 산정 자료에 중대하고 명백한 착오를 발견해 이를 정당하게 수정, 해당 금액을 감액하는 경우나 하도급업체가 불량품, 하자 목적물을 납품하거나 정해진 기일을 초과하여 납품하는 등 하도급업체의 귀책사유로 인해서 원사업자가 납품된 목적물을 반품하고 반품된 목적물의 대금을 감액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도급 위탁 당시 대금을 감액할 조건을 명시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감액 조건이 하도급업체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인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며 하도급업체에게 불리하거나 정당한 사유가 없는 감액 조건에 따른 감액행위도 부당한 하도급 계약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원사업자가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기일 이전에 빠르게 지급한다는 것을 이유로 삼아서 지나치게 대금의 감액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현금 지급이나 조기 지급 등의 대금 지급 조건 변경이 당초 계약 상황에서 약정한 지급 수단이나 기일 등의 조건에 비해서 하도급업체에게 유리한 것인지를 파악하고 감액의 규모, 지급조건 변경에 따른 하도급업체의 이익 정도 및 경영상황, 금리수준 등 금융시장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는 부분으로 부당 하도급계약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높다.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감액한 경우에는 하도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감액된 부분에 대해 해당 하도급업체에게 미리 서면을 발급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일 이러한 서면을 받지 못했거나 관련 내용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라면 사안 발생 즉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 해결책을 찾아보고 이에 맞게 그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타당한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