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조선·방산에 이어 '우주'···김동관의 세 번째 승부

2025-12-03

한화그룹의 세 번째 신성장동력을 찾는 김동관 부회장의 도전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태양광과 조선·방산을 모두 정상에 올려놓은 '김동관표' 사업 재편이 자연스럽게 우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Quick Point!

한화그룹이 우주 수송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본격 추진

김동관 부회장이 직접 우주사업 총괄하며 전략 강화

태양광, 조선·방산에 이어 우주 사업으로 확장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람과 물자를 우주로 실어나르는 '우주 수송 사업' 현실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 우주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 팀장을 직접 맡아 우주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전략적 드라이브가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책임감으로 우주산업에 나서겠다"며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전문성 강화와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우주 산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저조한 항공우주부문 실적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 항공우주 부문 영업이익률은 0.5%에 불과했으며, 지난해 3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영업적자 676억 원, 영업이익 64억 원으로 적자 폭이 10배 이상 컸다.

그럼에도 회사는 올해 초 3조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2028년까지 총 1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R&D 투자에만 1조5600억 원이 배정됐으며, 항공우주 인프라 구축에도 9500억 원이 투입된다. 단기 실적보다 미래 전략 사업에 방점을 둔 투자 구조다.

최근 누리호 4차 발사는 국내 우주 산업이 민간 중심 체제로 본격 전환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부터 조립, 운용까지 전 과정을 단독 수행한 첫 사례로, 민간 우주 비즈니스 모델이 실질적 궤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 수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라는 평가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발사를 통해 민간 우주산업의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항공우주 부문은 현재 적자지만, 우주 사업 확대로 장기 성장성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누리호 발사 경험이 축적되면 민간 인공위성과 우주선 개발·생산은 물론, 각종 물자를 우주로 올리는 우주 수송 사업의 상업화도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2030년까지 무인 우주 수송체계를 개발한 뒤 2050년에는 유인 수송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민간 주도 우주산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위성 제작→발사 수송→위성 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 밸류체인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발사체 기술에서 국내 유일한 역량을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화시스템과 세트릭아이의 위성 기술이 결합하며 그룹 내 완성형 가치사슬이 갖춰지는 모양새다.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 제조 허브인 '제주우주센터'를 구축했으며, 내년부터 SAR 위성을 중심으로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을 생산할 계획이다.

SAR 위성은 기후·환경 변화 예측, 재난 감시, 자원 탐사,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송성찬 한화시스템 우주사업부장은 "제주우주센터는 100% 민간 자본으로 구축된 국내 최초의 위성 제조 기반이라는 점에서 우주 산업과 우주안보에 기여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정환 연구원은 "방산에서 위성 활용성이 확대되면 발사체·초소형 위성·중대형 위성·관제 서비스까지 한화의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턴키(일괄) 수주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우주 사업 확장은 한화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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