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농심그룹이 최근 2025년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신상열 농심 미래사업실장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이번 승진으로 미래사업실도 상무에서 전무급 조직으로 승격됐다. 미래사업실은 사업전략 구도를 그리면서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 상무가 2025년 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이와 함께 신동원 회장의 장녀이자 신 상무의 누나인 신수정 음료마케팅팀 담당 책임 또한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올라섰다. 오너 3세가 나란히 이번 승진 인사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그룹의 창업자인 신춘호 명예회장은 일찍이 장자승계 원칙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오너 2세인 신 회장이 창업자를 이은 두 번째 회장으로 등극했다. 이와 함께 기업슬로건도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으로 바꾸며 뉴(New) 농심을 내세웠다.
특히 라면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면서 국내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을 실현해나갔다. 신사업으로 ▲스마트팜 ▲비건푸드 ▲건강기능식품을 낙점했고 이에 따른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2030년까지 미국 매출을 3배로 증가시키고자 했다.
신 회장의 농심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면 그의 아들인 신 전무는 미래사업실을 이끌며 실무를 챙기고 있는 양상이다. 신 전무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마치고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20년 대리, 2021년 부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 11월 상무가 되면서 임원 배지를 달았다. 이를 보면 약 3년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는 초고속 인사가 단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다 2024년 사업전략을 구상하면서 신 전무의 업무는 미래사업실에 집중됐다.
2023년 말경에 경영관리부문 경영기획실 산하에 있던 성장전략팀과 N스타트팀을 신설 조직인 미래사업실에 통합시켰다. 기존 성장전략팀은 M&A·신사업을 추진하고 N스타트팀은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는 조직이었다.
M&A·신사업 추진·스타트업 투자 등의 기능을 미래사업실로 통합시키고 이를 신 전무에게 맡긴 셈이다. 초기에는 구매실장도 겸직했지만 신성장 동력 발굴과 추진에 집중시키는 차원에서 2024년 상반기에 겸직을 해소하고 미래사업실장으로서 역할했다.
이 가운데 이번 정기인사에서 신 전무로 직급이 높아지면서 미래사업실도 덩달아 힘을 얻게 됐다. 농심그룹으로서도 내년 6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향후 지속 성장을 위한 발판을 내세워야 하는 시기로 여겨진다.
올해 3분기 누적 농심의 연결기준 매출은 2조58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원가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영업이익은 1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했다.
원가 부담과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농심은 오너 3세인 신 전무가 이끄는 미래사업실에 힘을 싣는 2025년 정기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2021년 농심 회장에 올라선 만큼 오너 3세로의 본격적인 승계보다는 부자(父子) 경영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
농심그룹 관계자는 “2025년 정기인사에서는 신사업을 발굴·추진하기 위한 조치가 이뤄졌다”며 “이를 위해 미래사업실을 맡고 있는 신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