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미국과 무역 합의를 최종 타결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한국이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연간 투자 상한액을 200억 달러(약 28조 5000억 원)로 설정한 것을 두고선 "외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한 조치"라며 일본보다 상당한 양보를 얻어냈다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간) NYT는 "한국은 일본보다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거래를 성사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핵심적인 양보를 얻어냈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은 연간 투자 상한액을 200억 달러(약 28조5000억 원)로 설정해 외환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 또 재정 불안정 시 연간 투자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합의문에 추가했다. 반면 총 5500억 달러(약 783조 원)를 투자하기로 한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지정하기로 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고율 관세를 부과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에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2000억 달러는 현금 투자로 연간 최대 200억 달러 한도로 분할 납부하며, 나머지 1500억 달러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투자로 배정됐다. 일본의 경우 투자 원금을 회수한 이후에는 이익의 90%를 미국에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이번 무역 합의로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일본 경쟁사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무역 합의에 대해 "예상치 못한 진전"이라며 "수개월간의 팽팽한 협상 끝에 나온 깜짝 성과(a surprise breakthrough)"라고 놀라워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한국은 금융시장을 우려했던 것보다 나은 결과를 얻었다"며 "거래 이행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원화가 점진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문홍철 DB증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전하기도 했다. 합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원화는 달러 대비 0.54% 상승하는 등 금융 시장이 즉각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에 "(이번 합의는) 한국 정부에 엄청난 안도감을 주며 이 대통령의 주요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당초 미국은 3500억 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일시 투자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외환보유고의 80%가 넘는 금액이라며 쉽게 합의하지 않고 지지부진한 협상을 끈질기게 이끌어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치열했다"라며 한국이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향후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대만 등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합의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車 관세 日과 같은 15%… 되살아난 수출경기 탄력 기대감 [2025 경주 에이펙-29일 한·미 정상회담]](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9/2025102952169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