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통화 중’인 전단지 속 전화번호···누구랑 통화하나 봤더니

2025-03-30

불법전단지에 적힌 대포폰 번호로만 집요하게 전화를 걸어 사실상 번호를 마비시키는 ‘대포킬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포킬러’를 운영하는 서울시는 이제 보이스피싱범들이 주로 사용하는 ‘변작’기술까지 활용하고 나섰다.

서울시가 지난 2017년 10월 전국 최초로 개발한 ‘대포킬러’는 청소년 유해매채·불법 대부업 전단 등에 적힌 ‘대포폰 번호’로 계속 전화를 걸어 통화 중 상태로 만드는 전용 시스템이다.

불법 전단지에 적힌 번호로 2~3초마다 전화를 걸기 때문에 전단지를 본 시민들이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면 매번 ‘통화중’상태다.

불법 전단지를 배포해 영업하는 업자가 대포킬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 통화음성으로 “너는 불법 영업행위를 하고 있다. 불법행위가 중단될 때까지 전화를 걸겠다”는 내용의 긴 음성이 흘러나온다.

업자가 대포킬러 번호를 차단해도 자동으로 다른 번호를 생성해 전화를 걸기 때문에 업자가 대포폰 번호를 버리는 게 더 낫다.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시스템을 더 집요한 방식으로 개선했다고 30일 밝혔다. 기존에는 1년 기준 420여 개의 일반전화 회선을 사용했지만, 올해부터는 ‘변작(발신번호 거짓표시)’기술을 본격 도입해 업자들이 번호를 차단하는 것조차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변작이란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을 목적으로 전화 및 문자를 보낼 때 발신번호를 조작해 수신자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타인의 전화번호나 없는 번호가 뜨게 하는 기술이다.

이같은 통화차단 효과로 2019년 6173건에 달하던 불법 전단지 대포폰 번호 정지건수는 2014년 1374건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 1~2월에는 173건으로 감소했다.

대포폰 번호정지 절차도 간소화돼 기존에 최장 30일 정도 걸리던 정지처리 기간이 48간으로 크게 단축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안전수사과는 “불법전단지를 수거한 바로 다음날 48개 통신사로 정지를 요청하고, 정지이행여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자치구에서 습득한 불법 전단지 전화번호는 한꺼번에 모아 서울시가 통신사로 1일 1회 정지요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생사법경찰국은 또 전화번호 대신 QR코드를 활용한 불법 전단지 등 신종 사기방식을 차단하기 위해 자치구와 함께 주기적으로 합동순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까지 QR코드를 활용한 전단지를 발견한 건수는 없다.

최원석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대포킬러의 적극적인 가동을 통해 청소년 가치관 형성과 시민 경제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법행위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겠다”며 “불법 전단지 발견 시에는 ‘서울시 응답소 민생침해범죄신고센터’나 ‘스마트 불편 신고앱’ 등에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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