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여정이 이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사사키 로키는 미국에서 시작되는 자신의 야구 인생 2막에 대해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다저스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사사키의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사사키가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먼저 다저스 입단 소식을 알렸고, 이날 다저스가 역시 SNS를 통해 사사키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미일 프로야구협정에 따라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돼 마이너리그 계약만 맺을 수 있는 사사키를 영입하기 위해 다저스는 계약금 650만 달러(약 93억원)를 지출했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 소속으로 2022년 일본 역대 최연소인 20세157일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등 일찌감치 기량을 뽐냈다. 그의 최고 구속인 165㎞는 NPB 최고 구속 기록이기도 하다.
사사키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지바 롯데 구단의 허락을 받고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의 문을 두드렸다. 많은 팀들이 사사키 영입전에 달려들었고, 최종적으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3팀이 후보로 남았지만, 사사키의 선택은 다저스였다.
등번호 11번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사사키는 “일본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많은 팀에서 관심을 보여줘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통역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로스앤젤레스 지역을 강타한 산불 피해를 언급하며 “나도 자연재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다. 그래도 목표를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가려는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했다”고 했다. 일본 이와테현 출신인 사사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아버지와 조부모를 잃었다.
사사키는 “로스앤젤레스가 지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나도 오늘부터 다저스의 일원으로 이 도시의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내 여정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다저스가 MLB 굴지의 빅클럽이고 많은 시선이 집중되는 점은 사사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한 발 먼저 MLB 무대를 밟은 ‘선배’들이 있어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사사키는 “(두 선수가 있다는 것이 팀을 정한) 우선 순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타니나 야마모토 같은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