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SEAN, 성장과 기후변화대응 함께 할 파트너

2025-02-11

'아세안(ASEAN)'과 '아시아(ASIA)'는 분명 다르지만 많은 이들이 혼동하는 단어다. 아세안은, 유럽연합(EU)처럼 1967년에 설립된 준국가연합으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3월 필자는 인도네시아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방문하고, 한국공학한림원과 함께 아시아 공학 한림원 총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아세안 국제기구의 잠재력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관련 정책 개발 연구기관의 책임자로 '기후변화대응, 아세안 그리고 대한민국 세 요소 연결'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롤랜드버거의 '글로벌 메가트렌드 2025'에는 '글로벌 자유무역과 공급망이 제한되는 추세가 지속되며, 세계 경제의 중심이 현재의 서방 세계에서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다'라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었다.

2023년 기준 아세안 10개국 이산화탄소 배출 비율은 약 3%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1.67%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빠른 성장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0.9%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 수치로는 적어보이지만 이 양은 20위권 내에 있다.

아세안은, 대한민국 수출량의 16.7%에 해당하는 중요 국가다. 많은 아세안 회원국들이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그들 중 다수는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 모델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는 부족함이 많다. 기후변화 대응보다 경제발전을 우선시 하는 각국 상황에서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기반 에너지는 아직 화석 연료 비율(평균 80%)이 높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재생 에너지 확대 보급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기준 아세안 전체 에너지 공급에서 재생 에너지의 비율을 약 16.2%이며, 설치된 전력 용량 중 재생에너지의 비율은 약 33.4%를 차지하고 있다. 아세안은 2025년까지 총 에너지 공급에서 재생 에너지 비율을 23%로, 설치된 전력 용량에서 35%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기후 기술 분야에서 미국 유럽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 이를 대한민국 수출 물량의 16.7%를 차지하는 아세안을 연결해 보았다. 아세안 10개국은 경제 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과거 대한민국보다 쉽지 않은 환경에 놓여있다.

16.7%의 수출 대상국에 대해 대한민국은 '상생'이라는 단어를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세안 회원국의 경제 성장에, 세계 4위의 대한민국은 기후 기술 대응에 적극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세안이 경제 성장과 기후변화대응, 두 가지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데 협력하는 것이 대한민국 현재 위상에 어울리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우수한 기후 기술들이, 아세안 회원국들에게 활용되는, 'ASEAN-KOREA 기후 기술 네트워크(가칭)' 구축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기후 기술 분야 산업 활성화를 유도하여, 아세안의 '기후변화 대응형 경제 성장 모델' 구축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나아가, 'ASEAN-KOREA 기후 기술 경제 블록'이 구축돼, 아세안의 최종 목적인 EU와 같은 국가연합체 완성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이 해당 국가연합체의 기후기술 분야 주도권을 갖기를 바란다.

이상협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소장 yisanghyup@nig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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