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예능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이하 최강럭비)’의 글로벌 동시 공개로 ‘럭비 불모지’라 불리던 한국 럭비가 새 국면을 맞이하며 다년간 인지스포츠화에 심혈을 기울여 온 대한럭비협회의 개혁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27일 대한럭비협회와 방송계에 따르면, 약 2억 83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는 지난 10일 오리지널 시리즈 ‘최강럭비’를 전 세계에서 동시 공개했다.
이는 지난 4월 최강럭비 제작 확정을 발표한 이후 반년 만에 전해진 낭보로, 넷플릭스가 럭비를 소재로 콘텐츠 제작에 나선 건 지난해 2월 열린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6개국의 럭비 국가대항전을 다룬 ‘식스 네이션스’를 선보인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글로벌 공개 후 넷플릭스 ‘대한민국 톱(Top)10 시리즈’에서 최고 6위까지 오르며 비인지스포츠의 역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강럭비는 포스코이앤씨,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OK읏맨럭비단, 국군체육부대, 고려대, 연세대로 총 7팀이 국내 럭비 최강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스포츠 예능으로, 국내 야구에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JTBC 예능 ‘최강야구’의 장시원 PD가 다시 메가폰을 잡아 관심을 모았다.
올해 초, 국내 럭비계는 럭비가 최강야구 후속작의 종목 후보군으로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고, 1923년 국내 도입 이후 100년여 간 머물던 비인지스포츠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환호했다.
제 24대 대한럭비협회 집행부도 인지스포츠 도약을 향한 열망으로 하나로 응집한 럭비인들의 기대에 화답하고자 촬영에 적극 협조했다. 그 일환으로 많은 럭비인들의 전격적인 성원과 협조에 힘입어 ‘2024 코리아 슈퍼럭비대회 1차대회’ 기간을 최강럭비 촬영에 할애하여 인지스포츠화를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나아가 협회와 제작진과의 수차례 미팅을 갖고, 기획논의 단계부터 촬영에 필요한 인력풀과 인프라 확보에 이르기까지 협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최강럭비 제작에 기여했다.
넷플릭스는 최강럭비 공개에 앞선 지난 11월 12일 최강럭비 티저 예고편을 공개하며 본편 흥행을 향한 군불을 뗐다. 이어 같은 달 16일에는 한국 럭비의 인지 스포츠화를 응원하고자 한국 럭비 사상 첫 아프리카 국가와의 테스트 매치(친선경기)가 열린 인천 남동아시아드경기장에 간식부스를 설치하고 경기장을 찾은 700여명의 관중들에게 간식과 음료를 지원했다. 이에 대한럭비협회도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최강럭비 티저 예고편을 소개하며 홍보 화력을 더했다.
국내 체육계에서 최강럭비 방영을 시작으로 한국 럭비의 판도 변화를 예상하는 배경은 다년간 인지스포츠화를 향한 청사진을 구상하고 실현계획을 준비해 온 24대 집행부의 존재다.
특히 선제적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한국 럭비가 자생적으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한국 럭비 100년여 만에 인지스포츠 도약의 기회를 잡은 24대 집행부의 안목과 추진력이 재조명받고 있다.
앞서 최윤 회장과 24대 집행부는 지난 2021년 출범 직후부터 대중들이 럭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데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일환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통 OTT를 확대 및 운영하고, 럭비송·웹툰·애니메이션 등 대중이 럭비의 역사와 경기 룰(Rule) 등 럭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힘썼다.
또한 지난 2022년부터 기존 코리안 럭비리그를 ‘코리아 슈퍼럭비리그’로 새 단장하고 ▲주말리그제 ▲티켓유료화 정책 등을 사상 첫 도입했으며,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숲, 구 아프리카tv)’과 협업해 국내 대회 전경기 생중계를 시도하며 미래 럭비팬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했다. 이에 더해 국가대표팀의 전력을 강화하고자 ▲해외 럭비강국과의 합동훈련 및 테스트 매치 ▲국내외 전지훈련 확대에 전폭적인 지원을 진행했다.
그 결과 24대 집행부 체제하에서 대한민국 럭비 국가대표팀은 ‘사상 첫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및 ‘17년 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 등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한국 럭비 역사상 처음으로 지상파에서 생중계된 대한민국과 홍콩 간의 결승전에 시청률 4.4%(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인지스포츠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인지스포츠화의 예열을 마친 24대 집행부는 최강럭비 이후의 로드맵도 단계별로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최강럭비 종방으로 남겨질 대중들의 여운을 내년 상반기 윤계상 주연의 SBS 럭비 드라마 ‘트라이(Try)’ 방영과 ‘2025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개최로 충족시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내년 6월 열리는 ‘2025 아시아 럭비 챔피언십(Asia Rugby Championship, ARC)’ 우승으로 한국 럭비 역사상 첫 15인제 럭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럭비의 참 매력을 적극 알리겠다는 복안이다.
대한럭비협회는 “한국 럭비가 인지 스포츠의 길목에 첫 발을 내딛게 된 건, 그동안 24대 집행부와 그 개혁에 동참해준 럭비인들의 하나된 마음이 빚어낸 노력의 산물이다”며 “우리 선수들의 럭비를 향한 투지와 진심이 그 동안 럭비 종목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 국내 스포츠 팬들에게 온전히 전해져 한국 럭비가 ‘비인지 스포츠’를 넘어, ‘인지 스포츠’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