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라돔 시대를 준비하는 SSG는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의 조화를 최우선 과제로 상정했다. 정규시즌 144경기에서는 젊은 투수들과 거포 유망주들의 활약이 돋보였고 이는 SSG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고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게 만든 동력 중 하나였다.
SSG의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출전 명단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 선수단 30명 중 올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간 건 외국인 선수 2명을 제외하고 투수 4명(조병현·박시후·전영준·김건우), 야수 5명(고명준·정준재·최준우·이율예·류효승) 등 총 9명이다. 그중 고명준과 류효승은 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라인업에 들었고 김건우는 10일 2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2022시즌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물론 국제대회 경험도 많은 야수 최지훈은 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정규시즌에서 어린 선수들이 워낙 잘해줬다. 긴장만 많이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지훈은 “나는 가을야구 앞두고 형들한테 ‘어때요?’ ‘어떻게 해야 돼요?’ 등 많이 물어봤고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런데 지금 후배들은 아무도 안 물어보더라. 다들 ‘그냥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느낌이어서 걱정이 안 된다. 잘할 것 같다. 워낙 밝고 에너지가 좋은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은 실제로 “정규시즌 경기와 똑같은 느낌”이라고 입을 모으며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2002년생 고명준은 “경기가 시작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아직은 정규시즌과 똑같은 경기를 앞둔 것 같은 느낌이다. 설레는 기분이 큰 것 같다”며 “선배님들은 그냥 즐기면서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쪼는 것보다는 즐기면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TV로 봤을 때도 포스트시즌이라서 다르다는 느낌은 크게 못 받았다”고 했다.
필승조 2004년생 이로운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오른 적은 있지만 출전 경험은 없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33홀드, 평균자책 1.99를 기록한 이로운은 올해는 팀이 이기는 상황에서 등판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로운은 “시즌 때도 타이트한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부담감과 책임감을 다 이겨내고 거둔 성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즌 때 해온 것과 똑같이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크게 더 긴장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신인 포수 2006년생 이율예는 구단 사상 최초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등록된 고졸 신인 야수다. 이율예가 올해 선발 출전 기회는 잡지 못할 공산이 크지만 정규시즌에서 1군 8경기에 등판해 3홈런을 치는 등 타격감이 좋아 대타로 출전할 여지는 남아있다. 이율예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딱히 긴장이 되진 않았다. 경기에 나가면 긴장하려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