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못하는 노년, 바쁘지만 외로운 청년"…빅데이터로 본 사회 취약계층

2025-12-29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의 절반 가까이는 은퇴 연령임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나 자영업자로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층은 경제·사회 활동이 가장 활발했지만 전화·문자 등 모바일 교류 대상자 수는 고령층과 큰 차이가 없어 사회적 고립 위험 역시 함께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데이터처는 29일 인구·가구·취업 정보 등 공공 데이터와 민간 통신사(SK텔레콤·SK브로드밴드)·금융사(신한카드·KCB)의 빅데이터를 가명 결합해 분석한 ‘사회적 관심계층 생활특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민취약계층 포용금융 강화’와 ‘은퇴세대 맞춤형 지원' 등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획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취업활동통계등록부 기준 고령층(65세 이상)의 43.2%가 근로자(자영업자 포함)로 여전히 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상시근로자의 비중이 42.8%였고, 일용근로자(29.5%)와 자영업자(27.8%)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80세 이상 초고령 층에서도 20.7%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초고령층에선 일용근로자의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6.3%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32.4%), 상시근로자(21.3%)가 뒤를 이었다. 은퇴 연령이 훨씬 지났지만 초고령층의 상당수가 질 낮은 일자리에 내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고령층의 월 평균 카드사용액(2025년 1분기 기준)은 85만2000원으로, 주로 소매업종(42.1%)에서 지출했다. 이어 의료(10.6%), 운송(10.0%), 음식정(9.2%) 순으로 소비했다.

사회활동 측면(2025년 1분기 기준)에선 하루 평균 16km를 이동하고 집이나 직장이 아닌 곳에서 2.1시간을 체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화·문자 등 모바일 교류 대상자는 38.8명으로, 통화 대상자(31.2명)가 문자 대상자(7.6명)보다 4.1배 많았다.

청년층(19~34세)은 분석 대상 중 가장 활발한 경제·사회 활동을 보였다. 청년층의 85.5%가 근로자였으며 이 중 상시근로자가 74.1%를 차지했다. 일용직근로자(14.5%)와 자영업자(11.4%)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청년층에서도 19~24세는 일용근로자의 비중이 33.7%로 다른 연령대보다 유독 높았다.

월평균 카드 사용액은 181만9000원으로 전 계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루 평균 이동 거리(26.1km)와 외출시간(3.3시간)도 가장 길었다. 하지만 모바일 교류 대상자 수는 43.6명으로 고령층(38.8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활발한 경제·사회 활동에 비해 밀접한 인간 관계의 폭은 제한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분석 항목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카카오톡처럼 청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교류 수단이 빠진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적 기반이 약한 ‘금융소외층' 지표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금융소외층은 최근 3년간 대출이나 신용카드 보유 이력이 없는 계층으로 18세 이상 인구의 12.9%를 차지한다. 이들의 근로 활동 비율은 41.8%로 집계됐다. 월평균 카드(체크카드 포함) 사용액은 36만3000원에 불과했다.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된 ‘교류저조층’은 경제활동에서도 가장 소외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인구의 4.9%인 이들 계층의 근로 활동 참여율은 26.2%로 가장 낮았다. 모바일 교류 대상자는 11.3명에 그쳤고, 하루 평균 발신 통화도 1.2회로 사회활동이 가장 저조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공공데이터와 민간의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다양한 계층의 생활 특성을 분석했다”며 “이번 조사가 앞으로 데이터 기반 정책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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