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장남' 임종윤 개인회사 DXVX, 수익성 '빨간불'

2024-11-18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의 개인회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3분기까지 118억원의 누적 적자를 냄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전체 영업손실액(121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XVX는 올 3분기 매출액 73억원, 영업손실 6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97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0% 가까이 줄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전년 각각 31억원, 4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지금까지 누적된 매출액(285억원)과 영업손실(118억원), 당기순손실(208억원) 규모도 전년 동기(각각 330억원, 68억원, 148억원)보다 악화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64억원이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 3분기 -112억원으로 늘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을 뜻한다. 수치가 악화했다는 것은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는 지속된 적자로 인해 지난 2019년 감사 의견 거절을 받고 주권 거래가 정지되며 상장폐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DXVX는 임종윤 사내이사가 2021년 10월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경영진 교체, 사업구조 다각화 등을 단행하며 이듬해 실적을 대폭 개선했다. 2021년 75억원이던 매출액은 322억원으로 증가했고, -4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5억원을 기록해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 3월 거래재개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2553.1% 증가한 278억원에 달했다.

DXVX의 수익성이 불안정한데엔 의료진단 매출 감소와 광범위한 사업 확장, 신약개발 투자 확대 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

DXVX의 의료진단 사업부문은 크게 유전체진단과 체외진단으로 구분된다. 주력 사업은 분자유전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유전자분석 진단 사업이다. 자체적으로 구축한 생애 전주기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전·산후 신생아 검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지노믹스 CRO(임상시험 수탁 기관) 사업 분야로 확장해 면역세포 프로파일링 유전체 분석 용역 등을 수행하고 있다.

체외진단 부문에서는 코로나19, 성매개질환, 기타 감염병, 암, 호르몬 등 다양한 질환 대상의 분자진단키트와 시약을 개발해 제조·판매하고 있다.

의료진단 부문 매출은 2022년 12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했지만 수출이 크게 줄며 2023년 70억원, 올 3분기 16억원으로 급감했다. 전년 동기 60억원과 비교해도 크게 감소했다.

이는 임종윤 이사의 또 다른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에 제공하던 '기초의학 연구용 정밀의료 유전체 서비스' 계약이 지난해 종료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업은 헬스케어 부문이다. 회사는 2022년 마이크로바이옴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바이오팜을 인수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진출했다. 헬스케어 사업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중국 자회사도 설립했다. 헬스케어 해외 매출은 지난해 45억원에서 올 3분기 96억원으로 두 배가량 성장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회사는 전방위 헬스케어 그룹을 표방하며 신약개발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임종윤 사내이사와 한때 손발을 맞춰온 권규찬 대표를 영입하기도 했다. R&D 총괄인 권 대표는 한미약품에서 국내 최초 항암분야 바이오 신약 '롤베돈'(한국제품명 롤론티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취득한 주역이다.

지난해 6월에는 신약개발 전문기업 에빅스젠을 인수했다. 에빅스젠은 안구건조증, 황반변성 등 안과 질환과 아토피 피부염 분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크게 항암백신, 항암신약, 비만신약 등으로 구분된다.

회사는 영국 옥스포드 백메딕스(OVM)와 공동연구 중인 항암 백신 'OVM-200'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OVM은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스핀오프한 신약개발 기업으로 DXVX가 2018년 지분 약 43%(현재 약 41%)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있다. 'OVM-200'은 지난해 임상1a을 완료하고 임상 1b상을 앞두고 있다.

mRNA 기반 항암백신은 아직 전임상 단계다. 회사는 개인 맞춤형 항암백신 개발을 위해 한양대학교와 정부과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포항공대와 mRNA 백신 전달체인 LNP 제조기술 공정에 대한 기술 개발과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인 '상온 초장기 비축 mRNA 백신소재 및 대량생산 공정기술 개발' 과제에 공동 연구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ARPA-H는 글로벌 시장에 없는 난제 기술을 개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비만 분야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등에 의해 비만 치료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DXVX는 기존 GLP-1 기반 비만 치료제와의 차별화를 위해 경구용으로 약물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두 건의 물질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현재 전임상 시험을 본격화하기 위한 대량생산을 완료한 상태다.

회사는 펩타이드 기반 비만치료 주사제 파이프라인도 추가 개발 중이다.

이밖에도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를 통해 체지방 감소에 효능이 있는 항비만 균주를 발굴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비만 치료용 건기식 및 신약 개발 과제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인력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펩타이드 전문가인 한미약품 바이오연구센터 출신 임창기 전무를 영입했고,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인 박도영 이사를 영입했다. 박 이사는 hy(한국야쿠르트) 등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균주 발굴과 상업화 업무를 담당했다.

신약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회사는 올 3분기 연구개발비로 74억원을 썼다. 이는 매출액 대비 25.28%에 달하는 수치다. 회사는 2022년 13억원, 2023년 37억원 등 매년 R&D 비용을 늘리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아직 임상을 본격화하기 전인만큼 성과를 내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R&D 진행 속도를 높이려고 하다 보니 연구개발비 투입이 많이 되고 있다. 인력도 많이 뽑았다"며 "수익성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을 순 있겠으나 자체 사업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고 연말이 지나면 매출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국 항조우광성기업과 774만달러(약 103억원 규모)의 헬스케어 제품 수출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베트남에도 400만불 수출계약을 체결해 조만간 수출물량 선적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 체결한 헬스케어 수출 물량은 하반기와 내년 중 당사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어 "현재 몽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북아시아 지역 현지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과 현지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 서비스인 '지놈체크'도 공급하고 있다"면서 "테스트가 끝나면 연말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회사는 R&D 실탄 확보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9월 주당 모집가액 2230원, 총 모집금액 423억7000만원으로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확정지었다. 조달 자금 중 230억원은 6회차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대응 자금으로, 150억원은 연구개발비로, 44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임종윤 사내이사는 해당 유상증자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코리그룹에 신주인수권 365만6927주를 전부 매도하며 지배력을 유지했다.

그의 지분율은 19.25%에서 11.82%로 줄었는데, 7.43%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 코리그룹 계열사 코리컴퍼니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법인으로 묶이면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임 사내이사는 지난 3월 DXVX의 사내이사에서 자진 사임하고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를 교체한 바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 상무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를 말한다. 보통 주요 주주 기업의 이사회 경영참여를 원할 때 선임된다.

한편, 유상증자 효과로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증가했다. 별도 기준 반기 말 44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분기 162억원으로 늘었다. 6회차 전환사채 약 235억원도 상환을 완료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