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사수”…윤 지지자들 ‘장기전’ 대비

2025-01-12

한남초 근처 후원물품 수북

추위 피하려 간이천막·텐트

장소 선점 위해 밤샘도 불사

휴대용 ‘태극기 제작소’까지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 정문 맞은편에는 ‘탄핵 반대 집회 후원 물품’이 든 상자 수백개가 쌓여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를 위해 나온 사람들에게 나눠줄 핫팩과 음료 등이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미뤄지는 사이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자유대한민국 시민봉사단’은 택배물품을 분류해 쌓아두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후원품을 나눠줬다. 물품이 이슬에 젖는 것을 막기 위해 은박 보온포로 덮어뒀다. ‘한남초등학교 정문 집회자들’을 수신자로 한 택배는 지난 9일부터 몰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너무 많이 와서 정리가 안 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지 엿새째인 이날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의 집회 참가자들은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집회 주최 측은 장소를 선점하기 위해 밤샘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도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서 내려 보수단체 집회로 향하는 중장년 시민은 두세 명에 한 명꼴로 접이식 손수레를 끌고 있었다. 여행용 가방을 끌고온 사람도 보였다. 손수레나 가방 안에는 휴대용 버너와 가스 등이 있었다. 집회장에 도착한 이들은 틈나는 대로 버너로 물을 끓여 라면을 먹거나 커피를 마셨다.

간이천막이나 텐트를 치고 추위를 피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강진역 인근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집회 군중 끝부분에서도 텐트가 보였다. 한 집회 참가자가 텐트 안에 앉아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한강진역 육교 밑에는 탄핵 반대 손팻말이 담긴 뭉치 10개와 함께 간이천막이 접힌 채 보관돼 있었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에게 나눠줄 ‘태극기 제작소’도 생겼다. 한남초 정문 옆 집회장에서는 6명이 인도 위에 쪼그려 앉아 손으로 휴대용 소형 태극기를 제작하고 있었다.

이들은 2030세대의 집회 참석을 독려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최하는 탄핵 반대 집회장 인근에 붙은 벽보에는 ‘2030세대들은 윤석열과 태극기 부대 어르신과 같이 집회 현장에 나와주길 바란다’ ‘두려워 말고 집회에 나와서 목소리를 함께해주길 바란다’ 등의 문구가 눈에 띄었다.

한강진역에는 기독교 우파 정당인 자유통일당 ‘입당 상담소’가 차려졌다.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중장년 여성 2~3명이 집회 참석자들로부터 ‘자유통일당 입당원서’를 받고 있었다. 입당원서는 간단한 신상정보와 함께 계좌번호도 기입하도록 했다. 입당원서를 낸 사람들의 명단으로 추정되는 이름 25개가 적힌 A4용지도 보였다.

보수 집회 주최자들은 자리 사수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이 없는 오전부터 한남초 정문에서 일신홀 방면으로 30m가량 되는 구간에 스티로폼 깔개를 깔아뒀다. 대통령실 관저 인근인 볼보빌딩 앞 인도에도 6~7명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습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경찰이 설치한 ‘질서유지선’ 울타리에 붙이며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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