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간 의식 있어, 너무 잔인"…'질소 사형' 반대한 美대법관들

2025-10-24

미국 일부 주에서 시행 중인 질소가스 사형에 대해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질소 사형은 지난해 1월 처음 시행됐다.

CNN 등 외신들은 진보 대법관 3명이 최근 질소 사형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견서에 이름을 올린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모두 여성으로 오바마 또는 바이든 진보 정부에서 임명됐다.

이들은 "의식을 잃는 데 최소 2분, 최대 7분이 소요된다. 7분 간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고통스러운 질식을 겪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형수들의 입장에서 "숨을 쉬고 싶지만 얼굴에는 마스크가 쓰여진 채 몸이 묶여 있고 폐에 질소가스가 주입되고 있다"며 "머리로는 질소가스가 나를 죽일 것임을 알지만, 몸은 계속 숨을 들이킬 수밖에 없다"고 사형 집행의 순간을 묘사했다.

질소가스 주입은 '심리적 공포'와 '고통스러운 질식'이 동반되므로 잔인한 형벌을 금지한 미국 수정헌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실제 이 방식은 인공호흡기로 사형수의 안면을 덮은 뒤 질소를 공급한다. 최소 15분 동안 가스가 주입되고 심장 박동이 멈춘 뒤 5분간 추가 주입될 수도 있다.

질소 사형 1호는 목사에게 돈을 받고 목사의 배우자를 청부 살해한 케네스 스미스다. 당초 그는 미국의 일반적인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사형될 예정이었는데 교정당국이 주사를 꽂을 정맥을 찾지 못했다. 이후 질소사형이 결정됐고 집행 22분 만에 사망 선고를 받았다.

인권단체와 종교계는 사망까지 이르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며 항의 집회를 열었다. 사형을 참관한 한 목사는 "몇 분 동안 고통을 느끼며 몸부림쳤다"고 했다.

이후 사형수 인권 문제와 결부되며 이 문제는 보수, 진보 대법관 사이에 의견차가 가장 극명한 사안 중 하나가 됐다. 현재 미국 5개 주가 질소 사형을 공식화했고 실제 집행한 주는 앨라배마와 루이지애나 2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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