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S.E.S 출신 가수 바다가 데뷔 전후 오랜 시간 생활고를 겪었던 과거에 대해 털어놓았다.
바다는 지난 20일 방송된 채널A 교양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 S.E.S 멤버 유진, 가수 브라이언과 함께 출연해 자신의 인생사를 돌아봤다.
바다는 이날 방송에서 "어린 시절엔 수영장이 있는 사립유치원에 다닐 정도로 형편이 좋았지만, 아버지가 병환으로 일을 못 하시게 되면서 집이 완전히 어려워졌다"며 힘들었던 가족사를 고백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아버지가 6개월 후에 돌아가신다고 했다"며 "약값이 너무 비싸 약도 제대로 못 사고, 결국 시골로 내려갔지만 그곳에서도 전세 사기를 당해 조립식 주택에서 살게 됐다"고 언급했다.
어려운 환경 속 예술고 진학을 꿈꿨던 바다는 당시 부모님의 만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비가 부담스러워 부모님이 두 번이나 '예고에 꼭 가야 하냐'고 말리셨다"며 "원서비도 비싼 학교였는데 원서 쓸 때 한 번, 합격했을 때 한 번, 두 번을 말리셨다"고 했다. 이어 "말 잘 듣는 막내딸이었지만 그때만큼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며 "'1등 할 수 있어요!'라며 처음으로 반항했다"고 덧붙였다.
자식의 뜻을 꺾지 못한 아버지는 결국 밤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바다는 "판소리를 하셨던 아버지가 비닐팩에 도포를 싸서 갓을 들고 나가셨다"며 "몸이 아프신 와중에 무대에 나가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때는 아버지가 폭포같은 자기 인생을 헤치고 나가야하는 상황인 것을 미처 몰랐다"며 "아버지가 짚신을 신고 나가시는 모습을 보고 '나는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데뷔 이후에도 생활고는 끝나지 않았다. 바다는 "명절에 매니저가 집에 데려다주는 길이었다"며 "제가 '여기서 내릴게요 '하니까 매니저가 '왜 화장실 가고 싶어?'라고 하더라. 집이 조립식으로 되어 있어 화장실인 줄 알았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부모님도 집에서 찬물로 씻고 계실테니까 저도 숙소에서 따뜻한 물을 쓰지 않았다"며 "그러다 어느 겨울, 정산금을 받은 날 처음으로 숙소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했다. 그날이 처음으로 욕실에 온기를 남기고 나온 날이었다"고 말했다.
바다는 1997년 걸그룹 S.E.S의 리드보컬로 데뷔해 '아임 유어 걸'(I'm Your Girl), '너를 사랑해', '꿈을 모아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1세대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바다는 2002년 S.E.S.가 해체한 이후에도 솔로앨범을 발매하는 등 활동을 이어갔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뮤지컬 배우로도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