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기스’는 이름부터 정확했다. 수많은 빈티지 티셔츠 중에서도 진짜 ‘엑기스’만을 고르고 골라 담아낸 곳. 에이펙스 트윈, 커트 코베인, 너바나, 사운드가든,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 등 이름만으로도 감각을 자극하는 뮤지션들의 오리지널 티셔츠부터 투어 티, 레어 프린트까지. 엑기스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피스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빈티지 아카이브 티셔츠를 눈앞에서 보고, 입어보는 경험을 주고 싶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공간을 신창환 대표는 현실로 실현시켰다. 이곳에서는 그가 쉼없이 수집하고 아껴온 희귀한 티셔츠들을 직접 보고 입어볼 수 있다. 그리고 그는 티셔츠들에 담긴 이야기를 손님들과 나눈다. 그것이 엑기스의 출발점이자, 여전히 그가 지향하는 방향성이다.
엑기스는 단순히 오래된 옷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다. 신창환 대표의 기억과 취향, 티셔츠 한 장에 담긴 시대의 공기와 문화가 고스란히 쌓인 아카이브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전달하며 엑기스는 단순한 ‘스토어’에서 새로운 아카이브 전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하입비스트>는 서울 용산구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엑기스에서 신창환 대표를 만났다. 그가 직접 고른 일곱 장의 빈티지 아카이브 티셔츠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90’s Rephlex Records


영국의 뮤지션 에이펙스 트윈이 1990년대 초반에 공동 창립했던 레플렉스 레코드에서 발매한 ‘Airak’ 보디 티셔츠다. 폴 니콜슨이 제작한 에이펙스 트윈 심볼이 프린팅된 피스들은 이미 너무 유명한 터라, 다른 타입의 에이펙스 트윈 티셔츠를 소개하고자 선정했다.
90’s Damien Hirst at The Saatchi Gallery


영국의 미술가 데미안 허스트가 1990년도 초반, ‘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을 전시했던 영국 런던 소재 사치 갤러리에서 제작한 머천다이즈다. 당시 가장 떠오르던 아티스트 크루 YBA에 속해있던 데미안 허스트는 이 작품을 통해 굉장한 주목을 받았고, 그 상징적인 작품이 프린팅된 티셔츠기에 소장가치가 높다.
90’s Soundgarden Bootleg


미국의 그런지 밴드 사운드가든의 1990년도 초반 FOTL 보디 티셔츠다. 그 당시 공식 라이센스를 가지고 판매된 티셔츠가 아닌 사운드가든의 팬들 혹은 암매상들에 의해 만들어진 비공식 제품이다. 빈티지 티셔츠 신에서 부틀렉이라는 장르를 소개하고 싶어 선정했다. 진품이 아닌 가품으로 봐도 무방한 티셔츠가 가치를 인정받고, 티셔츠 신에서 장르를 구축한다는 것 자체가 재밌지 않나.
90’s Teenage Fanclub



스코틀랜드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틴에이지 팬클럽의 1990년대 초반 ‘Screen Stars’ 보디 티셔츠다. 전면에 ‘Teenage Fanclub T-Shirt’ 문구가 단조롭게 프린팅됐는데도 임팩트가 강하다. 내가 여지껏 찾아본 티셔츠들 중 틴에이지 팬클럽 관련 빈티지 피스들이 가장 색 구성이 다채롭다. 마치 이 두 롱슬리브처럼.
90’s My Bloody Valentine


아일랜드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마이 블러드 밸런타인이 팬들을 위해 제작했던 1990년대 초반 ‘Screen Stars’ 보디 티셔츠다. 판매되던 당시에는 총 네 가지 모델로 선보여졌는데, 현재 A 타입과 B 타입의 롱슬리브는 가격이 산으로 가버린 상태라 아직까지 구하지 못했다.
90’s The Breeders ‘Last Splash’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브리더스의 1993년도 앨범
90’s 90


1990년도 미국 스케이트보더 케빈 스탑이 론칭했던 브랜드 90의 Oneita 보디 티셔츠다. 사운드가든의 크리스 코넬이 자주 입었던 이 티셔츠는 2017년에 재론칭돼 현재도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디자인은 똑같고 티셔츠 택만 다르다. 당시 프린트가 러프하게 찍혀 세탁할 수록 찢어지고 갈라지고 있지만, 오히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