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고삐…금융권 반대 넘어설까

2025-03-21

고용노동부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기금형 퇴직연금이 정부 기대와 달리 근로자에게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1일 고용부에 따르면 이날 출범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추진 자문단’은 첫 회의를 마쳤다. 자문단은 올 6월 말까지 제도 도입 방안을 논의한다. 고용부는 이 논의 결과와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거쳐 올 하반기 도입 법안을 발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퇴직연금의 운영 방식은 사용자나 근로자가 금융회사에 적립금 운용을 맡기는 ‘계약형’과 독립적인 기금이 퇴직연금을 관리·지급하는 ‘기금형’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계약형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기금형 퇴직연금(푸른씨앗)은 2022년 도입돼 아직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미미하다.

고용부가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려는 주된 이유는 계약형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계약형은 예금, 적금 등 원리금 보장상품에 대부분 편중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3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중기 퇴직연금을 제외하고 382조4000억 원이다. 이 중 87%는 원리금 보장상품에 투자됐다. 나머지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원리금 보장형은 실적배당형 보다 대체로 수익률이 낮다. 고용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 부터 기금형 도입 논의를 시작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고용부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과정에서 금융권을 설득해야 한다. 금융권은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근로자의 퇴직 급여 수급권 보호가 약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기금 운용기관이 수익률을 높이려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한다면 원금 손실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얘기다. 기금 기관이 운용 결과를 어느 선까지 책임질지, 정부의 목표대로 높은 수익률을 담보할지도 금융권의 우려점이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올해는 퇴직연금의 질적 도약기”라며 “퇴직연금이 노후자금으로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금형 모델을 성공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