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입법' 의혹 터졌다…배현진 "이재명의 사무총장, 법안 카피 어이 없어"

2024-11-19

배현진, 김윤덕 '절도 입법' 의혹 제기 회견

"제정법 '치유관광 육성 관한 법률안' 카피"

"표절 인정하는 셈 된다며 법안 철회 거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21대 국회에서 발의했다가 폐기돼 22대 국회인 지난 6월 재발의한 '제정법'을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표절 발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의원실 법안을 베껴 본인의 법안인 것처럼 발의하고 실적으로 둔갑시키는 일들이 그간 국회에서 비일비재했는데, '제정법'이 대상이고 제1야당 사무총장이 엮여 있다는 점에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의 절도 입법 의혹'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 의원은 김 총장의 표절 법안 사례로 지난해 21대 국회에서 자신이 최초 발의했던 제정법 '치유관광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안'을 들었다.

배 의원은 해당 법안의 취지에 대해 "코로나 시기에 전국적으로 황폐해진 우리 관광 자원들을 다시금 소생시키고 해외에서 들어오고자 하는 의료와 치유관광산업 모든 분야의 음성화돼 있는 부분들을 문화체육관광부의 여러 기관을 통해 양성화시키고 구조화시켜서 전국의 소멸해가는 지역들을 되살리고 우리 관광자원들을 다시 만들어보자는 취지와 목적으로 제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정법과 개정법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배 의원은 "제정법은 기존에 전혀 없던 법안을 새로이 만드는 것으로 본 의원이 2022년 발의했던 '국가유산기본법' 등을 예로 들 수 있다"라며 "여러 의원들이 수 년에 걸쳐서 언론사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학계 등 많은 전문가들과 논의를 통해 숙고 끝에 만드는 법안이 바로 제정법"이라고 말했다.

개정법에 대해서는 "제정법에 따른 그 후속 입법들에 대해서 시대의 변화 그리고 지역적 현실 등 여러 특성들을 감안해서 현실에 맞게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리모델링하듯이 법안을 고쳐나가는 것이 개정법이라 할 수 있겠다"라고 부연했다.

배 의원은 "오늘 내가 예로 든 '치유관광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안'은 제정법이다. 말씀드렸다시피 수 년의 숙성 과정을 거쳐왔고 지난해 21대 국회에 발의했을 당시 문체위 민주당 간사였던 김윤덕, 현재 이재명의 사무총장인 김 의원이 '의료민영화의 토대가 된다'는, 법안과는 전혀 취지에 맞지 않는 이유로 끝까지 반대해 사실상 21대에서 그대로 폐기되었던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을 나는 올해 다시 한번 22대 법안으로 발의를 했고, 이 법안을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해왔던 대로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었다"라며 "그런데 얼마 전 이 법안을 21대에서 끝까지 반대했던 이재명의 사무총장 김 의원이 별안간 이 법안을 그대로 카피한 법안을 들고 와서 바로 문체위의 법안심사소위에 상정시키고 심사를 통해 제정법을 '같이' 만들겠다라는 어이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실이 표절 검사 프로그램을 사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14일 발의된 '배현진안'과 지난 8월 26일 발의된 '김윤덕안'의 일치율은 99.5%로 나타났다.

법률안 내용 중 다른 곳은 단 두 곳뿐이었는데 이마저도 단어 하나 삽입, 한 문장 삭제 수준이라는 게 배 의원실의 설명이다. '배현진안'에서는 제2조(정의) 부분이 '치유관광자원이란 경관·온천·음식 등 치유관광에 활용될 수 있는 유형 또는 무형의 자원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원을 말한다'라고 돼 있다.

반면 '김윤덕안'에는 '치유관광자원이란 경관·온천·음식·맨발걷기 등 치유관광에 활용될 수 있는 유형 또는 무형의 자원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원을 말한다'라고 '맨발걷기'만 추가돼 있다.

또 '배현진안' 제20조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치유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시·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 제21조 및 제22조에서 같다)의 신청에 의하여 치유관광산업지구를 지정할 수 있다'로 돼 있는데, '김윤덕안' 제20조는 괄호 부분만 삭제하고 동일하다.

배 의원은 "본 의원의 법안을 베낀 것 외에도 지난 7월 K-콘텐츠의 문화 생태계를 돕기 위해 발의한 지원법안을 비롯해서 22대 법안 19개 중 절반 정도를 다른 의원들의 법안을 그대로 베낀 이른바 '절도 입법'의 결과물이라는 것에 대해서 민주당의 사무총장인 김 의원은 자성해야 한다"라며 "이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부끄러움 없이 이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모습에 대해서도 국민들께서 알고 심판해 주셔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국회의 오랜 관행들이 입법을 다루는 많은 의원들로부터 사라져야 한다"라며 "앞으로도 국회 입법심사를 하기 전에 거치는 국회 의안과 등 사무처의 여러 기구들을 통해서 국회의 입법 표절, 사실상의 절도 입법 추진에 관해서 근절시키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음을 여러분 앞에 밝히는 바"라고 밝혔다.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배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중재를 위해 노력했으나, 김 사무총장이 끝내 법안 상정 철회를 하지 않겠다고 해서 부득이하게 이 자리에 서게 됐음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배 의원은 "본인께도 수 차례 전화도 드렸고 문자 또한 드렸으나, 최근에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징역 1년형 선고 이후에는 특히나 전화 연락이 되지 않고 본인이 바쁘다는 말씀으로 내 전화만 피하시기에 임오경 민주당 간사와 전재수 위원장을 통해서 상의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상정을 계류하자는 절충안을 계속해서 제시를 했는데 (김 사무총장이) '지금 이 법안을 철회하는 모습을 보이면 표절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끝끝내 거부했고 전 위원장께서도 심심한 유감을 표하면서 더 이상 중재할 방안이 없다고 안타까운 말씀을 주셨다"라며 "필요하다면 국회 윤리위원회에 상징적으로 제소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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