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자 헌법재판소 인근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운집했던 시위대가 해산했다. 탄핵 찬·반 시위대 간 충돌이나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 경찰이 헌재 인근을 ‘진공 상태’로 만드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헌재 인근의 탄핵 찬성 측 집회는 이날 오후쯤부터 곧바로 해산하는 분위기였다. 오후 2시쯤이 되자 경찰도 이들의 집회 현장에서 헌재 방향으로 세워뒀던 기동대 버스를 한 대씩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선고 직후 “수고했다”고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며 집회 현장을 빠져나갔다.
같은 시각 헌재 인근 수운회관 쪽에 모여있던 탄핵 반대 측 집회도 30명 남짓 남고 자리를 떠났다. 현장에 남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리 이제 어디로 가야 하냐”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오후 3시쯤이 되자 안국역 1번 출구 일대를 지키던 기동대 경찰들도 모두 철수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오후 4시32분을 기준으로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을 다시 개방하고 운행을 재개했다. 공사 측은 앞서 탄핵 선고 전후로 집회 인파가 안국역 일대에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안국역을 폐쇄하고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켰다.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열렸던 탄핵 찬반 집회도 탄핵심판 결론이 나자 곧 시위대가 해산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12시45분쯤 촛불행동이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던 한남동 일신빌딩 앞은 집회 차량과 경찰통제선을 모두 철거했다.
탄핵 반대 측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도 “오는 5일부터 광화문에서 국민저항권 발동을 위한 집회를 열겠다”며 이날 오후 3시쯤 일단 해산했다. 일부 윤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배지를 달고 경찰, 기자를 따라다니며 부부젤라를 불기도 했다. 한 여성은 “네버 기브 업(Never give up, 절대 포기하지 말라)”이라고 읊조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탄핵 찬반 집회에서는 일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소동을 벌이기도 했으나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11시30분쯤 헌재 인근에서는 헬멧과 방독면을 쓴 남성이 경찰버스 유리창을 곤봉으로 깨서 경찰에 붙잡혔다.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한 남성이 분신을 시도하려 한다는 신고가 있었으나 현장에서 인화성 물질 등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 4시를 기준으로 헌재 인근·한남동 등 모든 지역에서 집회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부로 근무 단계를 ‘갑호 비상’에서 ‘을호 비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을호비상은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비상’의 한 단계 아래 체제로, 경력 50%까지 동원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