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대에는 교육과 AI의 융합을 통해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AI가 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보고 교사의 역할에 대한 보다 깊은 고민도 필요합니다.”
장시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AI디지털교과서(AIDT)본부장은 교육에 AI를 활용하기 위한 기준과 철학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올해부터 학교 현장에 AIDT가 본격 도입됐다. KERIS는 AIDT를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온·오프라인 연수, 학습이력 데이터 개선, 학교 현장의 기술문제 해결, AIDT의 효과성 검증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 2개월 간 학교 현장에서는 AIDT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본부장은 “긍정적인 측면은 학생 개인별 맞춤형 학습 지원, 실시간 피드백, 교사의 수업 부담 경감 등이 언급됐고 특히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위한 지원과 디지털 기기 활용에 따른 학습의 효과성 등이 높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다만 '기능이 많아 혼란스럽다', '가입과 로그인 및 기기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 등의 문제도 지적됐다.
장 본부장은 “KERIS는 가입 절차 간소화 기능을 개발해 현장에 배포했으며 향후 간편 로그인 시스템도 검토 중이다. 접속 오류 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사전 증설하는 조치를 완료한 바 있으며 콜세터와 스마트 문의대응으로 현장의 어려움과 불만 요인을 즉각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도입률의 차이가 나는 점도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장 본부장은 “시도교육청과의 협력 강화, 지역 맞춤형 교사 연수, AIDT의 효과에 대한 정보 제공, 인프라 격차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봤다.
경기도교육청의 '하이러닝'과 같은 지역 플랫폼과 AIDT 간 로그인 체제를 연계하고 도입률이 낮은 지역의 교사들을 중점 지원해 AIDT 활용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세계적으로 AI를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청소년을 위한 인공지능 교육 증진'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중국도 AI 기반 학습관리 시스템 개발, AI 교육프로그램 이수 정책을 시행 중이다. UNESCO, OECD 등 국제기구도 AI 교육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장 본부장은 AI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활용의 첫 번째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라며 “둘째는 교사가 학생과의 정서적 교류, 창의적 사고 촉진 등 더 가치 있는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어떤 기술이 교육활동에 적합한지에 대한 안목도 필요하다고 봤다. 장 본부장은 “최신 기술을 무조건 활용하기보다 검증되고 효과적인 기술을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디지털-아날로그, 온라인-오프라인, 개별학습-협력학습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