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서 “이재명 대통령도 개헌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9월 말에서 10월 초쯤에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우 의장은 “내각제로 가자는 주장은 한 적이 없다”며 4년 연임제 개헌을 주장했다.
우 의장은 이날 “민주주의를 중요시하는 대통령이 오면 헌법이 힘을 제대로 발휘하는데,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라도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대통령이 오면 비상계엄을 막기 어렵게 되어있다”며 “민주주의를 더 단단히 완성시키려면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 내용으로 ▶계엄 요건 강화 ▶감사원의 국회 이전 ▶대통령 연임제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는 안 등을 제안했다.
우 의장은 지난해 12월 계엄과 관련 “2차 비상계엄을 대비해 안전가옥을 정했다”며 “(안가에 가기 위해) 비서실장이 제가 담을 넘을 때 입은 코트를 입고 먼저 나가고, 나는 비서실장의 차를 타고 나가는 시나리오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국회 윤리특위를 (1당·2당) 6대 6으로 구성해 난리가 났는데, 이에 대해 동의하냐”는 최욱 진행자의 질문엔 “제가 의견을 표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날 ‘매불쇼’ 유튜브 패널들은 “의전서열 2위가 제 옆에 앉아있다”며 연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회의장이 유튜브에 출연하는 건 생소한 모습이어서다. 의장실 관계자는 “유튜브 섭외 전화가 쏟아지는 와중에 8.15 광복절을 맞아 나간 것”이라며 “구독자도 많고 노출도가 높은 곳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매불쇼’는 친여 성향 유튜브로, 272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우 의장의 유튜브 출연이 여의도에 부는 ‘유튜브 정치 열풍’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청래-박찬대 의원은 이미 8.2 전당대회 때부터 앞다투어 민주당 지지자들이 주로 보는 친여 성향 유튜브에 출연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동형TV, 매불쇼와 새날 등이 대표적이다. 정청래 대표는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에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등에서 주요 현안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정치인 본인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도 활발하다. 호남권이 지역구인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유튜브를 안 하는 의원이 없다”며 “유튜브의 커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솔직히 유튜브를 찍으러 국회에 오는 의원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우려도 나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의장은 중립적인 자리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권도 없는데, 성향이 뚜렷한 유튜브에 출연하는 건 다소 의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