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탈모 치료제를 사용했다가 성기능 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을 앓는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고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경고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DA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소용 피나스테리드'(피나스테리드 단독 또는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 병용) 제품은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국소 제품 사용 시 피부를 통해 혈류로 흡수돼 소비자에게 심각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그러면서 "FDA 승인을 받은 피나스테리드 제품은 알약 형태의 경구용 '프로페시아', '프로스카'뿐"이라며 "피나스테리드 단독 또는 다른 성분과 병용해 FDA 승인을 받은 국소 제품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FDA는 이어 "국소용 피나스테리드 제품 사용 후 발기부전, 우울증, 불면증, 고환통 등 부작용이 보고됐다"면서 "이들은 대부분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품 사용 중단 후에도 부작용이 지속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부작용 위험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원격의료 기업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를 통해 국소용 피나스테리드 제품을 활발히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있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소용 피나스테리드를 사용한 한 20대 남성은 WSJ에 "피나스테리드를 사용한 지 일주일 만에 발기부전 증상을 겪었고, 이후 불안 발작과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LA) 세다스-사이니 메디컬 센터의 비뇨기과 전문의 저스틴 호먼 박사는 "젊은 남성들이 국소용 피나스테리드로 인한 성기능 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남성 호르몬 안드로젠을 차단하는 피나스테리드는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남성형 탈모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탈모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