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 ‘영원한 화학물질’ 1000배 빠르게 없앤다

2025-10-29

KAIST와 국제 공동연구진이 ‘과불화합물(PFAS)’을 기존보다 1000배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프라이팬 코팅제와 반도체 공정 등에 쓰이는 ‘과불화합물(PFAS)’은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며 전 세계 수돗물과 하천을 오염시켜 장기적인 인체 건강 위협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KAIST는 건설및환경공학과 강석태 교수 연구팀이 부경대 김건한 교수, 미국 라이스대 마이클 S. 웡(Michael S. Wong) 교수 연구팀, 옥스퍼드대, 버클리국립연구소, 네바다대와 함께 기존 정수용 소재보다 최대 1000배 빠르고 효율적으로 물속 PFAS를 흡착·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과불화합물(PFAS)은 탄소(C)와 플루오르(F)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화학물질의 집합물질로 절연성과 내열성이 뛰어나 프라이팬 코팅제, 방수 의류, 윤활유, 반도체 공정, 군수·우주 장비 등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쓰인다.

하지만 사용 및 폐기 단계에서 환경으로 쉽게 유출돼 토양·물·대기를 오염시키고, 식품이나 공기를 통해 인체에 축적된다.

2020년 조사 결과, 미국 수돗물의 45%, 유럽 하천의 50% 이상에서 PFAS 농도가 환경기준을 초과했다. 인체에 축적된 PFAS는 거의 배출되지 않아 면역력 저하, 이상지질혈증, 성장 저해, 신장암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EU는 산업 전반에서 PFAS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 미국은 2023년부터 제조·수입업체 보고를 의무화, 2024년에는 대표 물질인 PFOA(퍼플루오로옥탄산)·PFOS(퍼플루오로옥탄산)의 음용수 기준을 4 ppt로 강화했다. 즉, 아주 미세한 양이라도 인체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물 1리터 속에 이 물질이 4조분의 1그램(4ppt)만 있어도 기준을 넘는다는 뜻이다.

PFAS 정화 과정은 일반적으로 오염수를 흡착해 농축한 뒤, 광촉매 또는 고도산화(Advanced Oxidation) 공정을 통해 분해하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적절한 흡착제의 부재로 정화 효율이 매우 낮았다. 활성탄이나 이온교환 수지의 경우 흡착 속도와 흡착량이 모두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연구팀은 기존의 활성탄이나 이온교환수지보다 최대 1000배 더 많은 PFAS를 빠르게 흡착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구리와 알루미늄이 결합된 점토 형태의 물질(Cu–Al 이중층 수산화물, LDH)로, PFAS를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붙잡아 물에서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열이나 화학 처리를 통해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해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정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부경대 김건한 교수(제1저자 및 교신저자), 라이스대학교 정영균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 KAIST 강석태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했고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어(Advanced Materials)(IF 26.8) 9월 25일자 온라인 커버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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