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까지 감시하는 경찰”… 뉴욕 부부, NYPD 상대로 반란

2025-10-31

‘테러 방지’ 명분 ‘사생활 침해’ 현실

NYPD 초대형 감시망에 소송 제기

뉴욕의 한 부부가 침실과 거실을 향한 뉴욕 경찰국(NYPD)의 감시 카메라 때문에 사생활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미국 내 감시 사회의 현실을 드러내는 경고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파멜라 위르트와 로버트 소브 부부는 자신들의 아파트 맞은편 건물에 설치된 NYPD 감시 카메라가 집 안 내부를 직접 비추고 있다며 시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소장에 따르면 문제의 장비는 'DAS(Domain Awareness System)'라 불리는 상자 형태의 감시 장치로, 두 개의 카메라가 부부의 거실과 침실 창문을 향하고 있다.

부부는 “집이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다”라며 “카메라를 피하려 커튼을 닫고 생활하면서 햇빛과 바깥 풍경을 즐길 권리조차 빼앗겼다”고 호소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이번 소송은 NYPD의 방대한 감시망에 처음으로 제기된 법적 도전”이라며 “뉴욕 시민들은 지금도 어디서든, 언제든 감시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송 내용에 따르면 DAS 시스템은 단순한 카메라 네트워크를 넘어, 시민의 신원·위치·은행 거래·차량 정보·SNS 활동 등을 통합 수집해 범죄 및 민사기록과 결합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사실상 뉴욕 거주자 수백만 명의 사생활이 '디지털 지도'처럼 재구성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변호인 앨버트 폭스 칸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 기관의 카메라 때문에 개인이 집 안에서조차 행동을 제한받는 건 섬뜩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인 앤드루 윌슨은 NYPD의 감시 체계를 “디스토피아적”이라 표현하며 “이 카메라는 빙산의 일각이며,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광범위한 감시 시스템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NYPD는 현재까지 카메라 설치 이유나 소송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뉴욕시는 지난 2012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DAS 시스템을 구축, 4,000여 대 CCTV와 600여 대 방사능 감지기, 100여 대 차량번호판 인식 장치를 연동해 실시간으로 범죄와 테러를 감시하고 있다.

김명선 기자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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