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다 같은 대학이래"…SNS 뒤집은 캄보디아 송환자 소문, 알고 보니

2025-10-30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연루된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 끝에 숨진 사건으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달 18일 캄보디아 현지에서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송환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송환자 45명이 충남 지역의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내용이 급속히 퍼졌다. 이들이 충남경찰청으로 이송됐다는 점이 이런 추측을 낳은 것이다.

이 논란은 이달 27일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캄보디아 송환자 64명 중 45명이 충남청에서 조사받고 있다. 이들 중 충남 소재 대학 학생이 포함돼 있다고 들었다"며 "국내 수사만 하는지, 현지 수사와 공조 중인지"를 질의했다. 같은 당 모경종 의원(인천 서구병)도 "45명이 모두 한 대학 재학생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임정주 충남경찰청장은 "모두 같은 대학 출신은 아니다"라며 "특정 대학에서 수사 협조 요청이 있었고 현재 관련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송환자들은 고향 선후배 소개,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글 등을 통해 범죄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숨진 대학생 박모 씨가 충남 소재 A대학 학생이었고, 같은 학교 선배가 과거 캄보디아에서 사망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동문설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송환자 대부분이 조선족"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인적 구성은 공개할 수 없지만 모두 조선족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잘못된 정보와 함께 AI 합성 영상, 가짜뉴스가 무차별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캄보디아 송환자 여권 사진'이라며 여러 장의 이미지를 퍼나르고 있지만 이는 실제로는 캄보디아 경찰이 지난달 프놈펜 센속 지구에서 공개한 사기단 관련 사진이다.

당시 캄보디아 경찰은 현지 콘도에서 온라인 사기와 불법 숙박업을 운영하던 한국인 33명을 포함해 총 48명을 체포하고, 압수한 여권 35개를 현지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이들이 이번 송환자 64명과 동일 인물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캄보디아 당국은 피의자들의 얼굴과 신상 정보를 언론에 공개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진이 국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국과 달리 피의자 신상 공개에 엄격한 제한이 없어 포승줄에 묶인 피의자들의 사진이 그대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송환된 64명 중 59명에게 로맨스 스캠, 리딩방 사기, 보이스피싱, 노쇼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며 "현재 수사를 통해 구체적인 연루 경위와 조직 연결 고리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는 송환자들의 얼굴이 그대로 담긴 이미지가 확산되며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수사 중인 사안을 과장하거나 왜곡해 유포하는 것은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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