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람(스페인)은 19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파71)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내는 듯 보였다.
선두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5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한 람은 10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았고, 셰플러의 전반 2오버파 부진을 더해 공동선두까지 오르며 대역전 우승을 준비했다. 셰플러의 싱거운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은 사라지고 팽팽한 긴장감이 차올랐다.
12번홀(파4)에서 람이 약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아슬아슬 하게 놓치고, 셰플러가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다시 1타 차로 벌어졌지만 우승경쟁은 마지막 홀까지 이어질 분위기였다.
하지만 람의 붕괴는 갑자기 찾아왔다. 14, 15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쳤고 16번홀에서는 티샷을 왼쪽으로 감으면서 보기로 뒷걸음질 쳤고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너무 공격적으로 쳐 그린 왼편 물에 빠뜨리면서 더블보기를 범해 경쟁에서 밀려났다. 18번홀(파4)에서도 람은 티샷을 왼쪽으로 쳐 공을 개울에 빠뜨리고 더블보기를 더했다. 마지막 3홀에서 5타를 잃고 이날 2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8위(4언더파 280타)로 끝냈다.
람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오늘 마무리한 방식이 조금 부끄럽냐고요? 네, 맞아요”라고 한 뒤 “하지만 이건 그냥 극복해야 할 일이고, 세상이 끝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난 실수하면 정말 누군가에게 큰일이 나는 의사나 응급 구조대원도 아니고, 그저 골프를 잘 못 친 것일 뿐”이라며 “괜찮다, 털고 일어나면 된다”고 힘을 냈다.
PGA투어에서 통산 11승을 거두고 2024년부터 LIV골프에서 2승을 더한 람이 이날 역전에 성공했다면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5타 이상 뒤지다가 우승한 역대 7번째 선수가 될 수 있었다. 또한 2021년 US오픈, 2023년 마스터스에 이어 3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고 그랜드슬램의 문턱에 설 수 있었다.
“LIV골프 이적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마지막날 우승경쟁을 펼쳤다. 정말 오랜만에 코스에서 즐겁게 플레이한 하루였다”는 그는 “우승경쟁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스스로 만족스럽고, 이번 경험을 발판삼아 다음 US오픈에서 다시 정상에 도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