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재해 예방 노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공개한 사진에 부실시공 정황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신의주와 의주군의 제방 공사 현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하며 여러 장의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이 지역은 1년 전 대규모 홍수로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곳 주민들이 숙명처럼 여겨오던 물난리가 이제는 옛말이 됐다”며 제방 복구에 만족감을 나타냈고, 공개된 사진 속에서는 환하게 웃는 모습도 담겼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발 아래 제방 구조물에서는 눈에 띄는 문제점이 관찰됐다. 확대된 사진을 보면 호안블록 사이가 들쭉날쭉하게 맞지 않아 곳곳에 틈이 벌어져 있고, 일부 구간은 구멍이 뚫린 채 방치된 듯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공을 서두르다 발생한 날림 공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류용욱 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양쪽 방향에서 블록을 맞추다 중앙에서 어긋난 것으로 보인다”며 “단일 방향으로 쌓거나 철저한 계산을 통해 시공했어야 했는데, 공정을 서두르며 틈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보강이 이뤄질 수 있겠지만, 해당 부위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올해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과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마무리를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속도전’식 공사를 진행 중이다. 신도시 건설과 수해 복구 외에도 지방발전 20×10 정책, 양식장과 온실농장 건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으며, 군 병력까지 동원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무리한 건설 일정이 부실 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