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자 피부(e-skin)가 생체 감각을 모방한 첨단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촉각을 감지할 뿐만 아니라 공기의 흐름과 장애물을 구별할 수 있는 전자 피부는 의료, 로봇 공학, 웨어러블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울산대학교(총장 오연천) 나노에너지화학과 이승구 교수와 자레이 모하마드 연구교수 연구팀은 설치류의 촉각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형태의 생체 모방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설치류의 촉각 수염(whisker)과 피부 구조를 모방해 공기의 흐름을 감지하고 장애물을 식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전자 피부 구현에 성공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다기능 전자 피부를 제작하기 위해 유연한 잎 구조에 전도성 은나노와이어와 카르복실화 다중벽 탄소나노튜브를 코팅해 전극을 설계했다. 이를 고분자 탄성체 필름에 내장하고, 피부 내부에 균일한 공기 주머니를 형성해 민감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이 전자 피부는 미세한 접촉부터 강한 물리적 자극까지 감지하며, 공기 흐름의 방향과 장애물을 실시간으로 인식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능을 갖췄다.
실험에서는 이 전자 피부를 로봇 쥐에 적용하여 어두운 환경에서도 시각의 도움 없이 장애물과 공기 흐름을 구별하고 환경을 탐색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촉각 수염에서 감지된 신호가 전자 피부로 전달되어 정밀한 감각 데이터를 생성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로봇이 출구를 찾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었다.
이승구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전자 피부는 촉각과 공기 흐름을 감지하는 독창적인 기능을 통해 로봇 공학, 의료,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MI)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술은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와 감각 플랫폼 개발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세계적인 학술지 ‘Advanced Science(Impact Factor 14.3)’ 2025년 1월호의 뒤표지 논문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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