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규소와 탄소가 결합한 화합물로 산업적으로 다양하게 이용되는 유기실란을 고온, 고압이 아닌 온화한 조건에서 전이금속 촉매 없이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15일 KIST 화학생명융합연구센터 한서정 박사팀은 기존의 유기실란 합성법과 달리 고가의 리튬, 니켈, 팔라듐 등 금속 촉매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합성법을 개발했다며 이를 통해 환경 보호와 생산비용 절감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기실란은 규소와 탄소가 결합해 이루어진 실리콘 화합물로, 의약품 개발, 신소재 제조, 반도체 재료 등에 핵심 원료로 활용된다.
지금까지 유기실란을 합성할 때는 실레인의 반응성을 높이기 위해 전이금속을 사용하거나 공기와 수분에서 불안정한 중간체를 꼭 합성해야 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합성 후 금속 촉매 폐기물이 발생해 환경적, 경제적으로 부담이 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유기실란을 합성하기 위해 분자 구조 자체를 활용해 실란의 반응성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방향족 화합물에 여러 개의 치환체를 동시에 도입하는 데 중요한 중간체인 아라인(aryne)과 포스파이트, 플루오로실란의 삼성분 짝지음 반응을 유도, 금속 촉매 없이 분자 구조만으로 실란을 활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합성법으로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그램 규모(gram-scale)로 유기실란 화합물을 안정적으로 합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합성된 유기실란은 물리적, 화학적 성질 개선을 위한 산화·친환 반응에서 안정적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서정 박사는 "이 합성법은 고가의 금속 촉매를 대체해 제조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대량 생산에도 적합한 기술로 검증돼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 의약품, 농업, 신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화학 산업으로의 전환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윤승훈 기자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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