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공시로 631억 꿀꺽' KH필룩스 임원진 일부 보석 석방

미국 바이오회사와 암치료제를 공동 개발한다고 허위 호재성 공시와 허위 보도자료를 남발하며 주가를 띄워 630억대 부당이득을 취득해 재판에 넘겨진 KH필룩스 전직 임원진 중 일부가 최근 보석 석방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이달 2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KH필룩스 박 모(55) 전 부회장과 안 모(47) 전 대표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이들이 구속된 지 약 4개월 만이다. 다만 안 모(54) 전 부회장에 대한 보석 여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보증금 1억 원,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주거지 제한·허가 없는 출국 금지·소환 시 출석·수사 과정에서 진술한 관계자들과 접촉 금지 등도 조건으로 달았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박 전 부회장 등 KH필룩스 전직 임원진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18년 2~9월 미국 바이오회사로부터 1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해 신규 바이오사업(암 치료제 개발)을 시작할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 631억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시기 KH필룩스 주가는 종가 기준 3480원에서 2만 7150원으로 치솟았다.

검찰은 올해 7월 국내에 있던 박 전 부회장과 안 전 대표를 구속했다. 범행 후 해외로 도피했던 안 전 부회장의 경우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6월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검거된 뒤 국내로 송환돼 같은 달 구속됐다.

이들은 9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후 박 전 부회장과 안 전 부회장은 10월 31일, 안 전 대표는 11월 7일 각각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한편 전기·조명 사업을 영위하던 KH필룩스 외에도 현재 KH그룹 계열사 가운데 KH건설 등 총 5개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있다. 그룹 오너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은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비리, 주가 조작,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받던 중 2022년 7월 해외로 도피해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으며 현재 기소중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