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학은 죽었는가

2024-10-17

가을이 되자 곳곳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사람들은 단풍 맞이에 여념이 없다. 말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은 별로 없다. 왜 그럴까?

현대 사회 특징인 빠른 삶의 속도는 독서 시간과 독서의 즐거움을 빼앗아 갔다. 바쁜 일상과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책을 손에 들 여유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콘텐츠의 부상이다. 인터넷과 핸드폰의 발달로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사람들의 여가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런 콘텐츠는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선호한다. 예를 들면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보다 핸드폰을 보는 사람이 더 많은 현상은 취향의 변화가 아니라, 정보 소비 방식의 변화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또한 전자책이 대중화되어가는 추세는 종이책을 멀리하게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서 문화의 쇠퇴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독서는 집중력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빠르게 소모하는 정보를 선호하는데도 이유가 있다. 이는 좋은 독서 습관 형성을 방해한다.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소는 독서를 장려할 수 있는 기회지만,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으로 책을 읽기보다는 레저 또는 여행으로 내모는 현실이 되었다. 이는 출판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골목 책방을 줄줄이 도산시키는 직격탄이기도 하다.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에 선정되었다.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문학계의 낭보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23년 노벨문학상 역사에서 아시아 여성이 받은 이 상은 세계 문학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우리에게 문학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일깨워 준다. 현대 사회에서 '문학은 죽었다'는 말을 쉽게 하지만 그의 작품은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성찰과 감동을 주는 문학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예를 들면 그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인간 본성과 사회의 규범에 대해 고찰하게 만든다. 이처럼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는 문학 작품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깨달음을 제공한다. 또한, 문학상 수상 소식은 많은 작가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는 동시에 문학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했다. 

요즘 대두되는 ‘문학은 죽었는가?’ 이 질문은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와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자주 회자한다. 많은 이들이 문학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예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한다.

영미 문학의 고전인 조지 오웰의 '1984'는 오늘날의 사회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친다. 소설은 전체주의와 감시 사회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어, 현대의 다양한 문제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이는 문학이 단지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전자책과 오디오북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독서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이 문학 작품에 다양하게 접근한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문학 작품은 독서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문학은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서 우리의 삶과 사회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이제 고사해 가던 문학이 회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찬스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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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정성수 #한강

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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