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승진 목표, 남편 가사 시간 길수록 상향”

2025-01-06

기혼 근로자 2135명 조사 결과

가족 지지, 일·가정 양립 효과

‘독박 가사·육아’ 여성일수록

사내 지위 관심 없을 가능성 ↑

배우자의 가사노동시간이 길수록 여성 근로자가 경력 목표를 상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가사노동 부담과 일·가정 양립이 유자녀 기혼 근로자의 경력 목표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조사는 종사자 수 100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유자녀 기혼여성 1425명, 남성 710명, 총 2135명을 대상으로 2020∼2022년 이뤄졌다. 경력 목표는 ‘현 직장에서 오르고 싶은 목표 지위는 어디입니까’라는 문항으로 설문했고, 답변은 ‘최고경영자(임원급 포함)까지 오르고 싶다’, ‘실급관리자(차·부장급)까지 오르고 싶다’, ‘현 직급에 만족한다’, ‘지위에는 별 관심이 없다’로 구성됐다.

기혼여성은 배우자의 가사노동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 실급관리자 또는 최고경영자를 목표할 가능성이 각각 1.5%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지위에 별 관심이 없거나 현 직급에 만족할 가능성은 각각 0.7%포인트, 0.9%포인트 낮아졌다. 연구진은 “배우자의 가사노동 참여는 여성의 직장생활에 대한 가족의 지지를 포함하며, 이는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경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여성 본인의 가사노동시간 증가는 경력 목표 설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본인 가사노동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 지위에 별 관심이 없을 가능성과 현 직급에 만족한다고 응답할 가능성은 각각 0.6%포인트, 0.8%포인트 높아졌고, 실급관리자 또는 최고경영자까지의 경력 목표를 선택할 가능성이 각각 1.3%포인트, 0.1%포인트 감소했다.

직장보육시설을 이용한 남성일수록 경력 목표를 높였다는 분석도 도출됐다. 직장보육시설 이용경험이 있는 유자녀 기혼 남성은 지위에 별 관심이 없거나 현 직급에 만족할 가능성이 각각 4.1%포인트, 5.7%포인트 낮았다. 다만, 이는 현재보다 높은 직급을 추구하는 적극적 형태의 경력 목표 변화라기보단 현재에 안주하는 경향을 감소시키는 소극적 형태의 경력 목표 변화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를 이용하는 모습이 ‘회사에 헌신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낙인이 돼 경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과 상반된 결과”라며 “직장어린이집 이용경험이 노동생산성과 업무 집중도를 높여 경력 목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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