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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짜리 기준금리에 집중하던 미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압박이 이제 10년 금리로 확장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금리 인하를 독촉하는 데 그치지 않고 10년 국채 금리의 상승세를 직접 꺾겠다고 나섰다.
가계·기업의 자금 조달과 직결되는 10년 국채 금리의 상승은 트럼프가 원하는 경기 부양에 걸림돌이다. 그의 고금리 해결책은 크게 두 가지다. 정부 지출을 삭감해 국채 발행을 줄이고, 원유·가스 등 에너지 생산을 늘려 물가를 잡는 것이다. 방향 설정은 맞지만, 실상은 모순된 정책들을 펼치고 있어 의도대로 채권시장이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장기국채의 금리 결정 메커니즘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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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국채 금리는 미래 기준금리에 대한 예상치와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 TP)으로 구성된다. 채권 만기까지 예상되는 기준금리 경로에 장기채권 투자에 대한 보상의 개념인 TP가 더해진 것이다. 투자자가 단기채권에 투자한 후 만기가 될 때마다 단기채권에 재투자하는 안전한 선택을 하는 대신 장기채권에 투자하게 하려면 장기채권의 금리가 단기채권 금리 경로에 대한 예상치보다 더 높아야 한다는 논리다. TP는 대체로 플러스지만 장기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기준금리와 달리 TP는 중앙은행이 쉽게 통제할 수 없다. 기준금리의 결정권자는 중앙은행이지만 TP는 시장원리가 결정한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연구에 따르면 TP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장기국채의 수급과 물가의 불확실성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장기국채의 순 공급이 늘어나고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 TP가 상승해 장기국채 금리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연준의 세 차례 금리 인하에도 10년 국채 금리가 크게 상승한 이유다.
연준이 채권 시장 분석에 사용하는 ACM 모형에 따르면 2020년 -1.4%까지 하락했던 10년 국채의 TP는 지난 1월 0.7%에 근접한 후, 현재 0.4%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 후 금리 변동은 TP에 의해 좌우됐으며, 10년 국채 금리 하락도 TP에 달려 있다. 수급 면에서 당장 공급이 감소하기 어렵다면 수요가 증가해야 가능하다. 특히 안전자산 차원에서 장기국채 수요가 증가해야 한다. 골드만삭스는 고물가로 인해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상승하면서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정도가 약화되어 수요가 감소한 것이 TP가 상승한 주요 원인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결국, 재반등 조짐을 보이는 물가가 다시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어야 국채 수요가 회복되면서 10년 국채 금리도 본격적인 하락 추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최정혁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