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흔들리는 수비로 비판받던 토트넘의 약점 보완이 눈길을 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지난 2일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EPL 24라운드 브렌트퍼드와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최근 7경기에서 1무6패로 부진했던 토트넘(승점 27점·8승3무13패)은 8경기 만의 승리로 순위를 16위에서 14위로 끌어 올렸다.
오랜만의 승리만큼이나 반가운 것은 무실점 수비였다. 토트넘이 EPL에서 1골도 내주지 않은 것은 지난해 12월 사우스햄턴(5-0 승) 이후 처음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023년 7월 부임한 이래 토트넘은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토트넘은 상대 진영에서 적극적인 압박을 펼치면서 라인은 끌어 올려 골을 노리는 게 일상이었다. 지난 시즌까지는 화끈한 공격력(74골)과 성적(5위) 두 토끼를 모두 잡았지만, 이번 시즌은 밀집 수비에 이은 역습에 휘말려 고전했다. 결국, 토트넘의 순위는 강등권 직전인 16위까지 추락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설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그랬던 토트넘이 브렌트퍼드전에선 달리진 면모를 과시했다. 공격이 우선이었던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라인을 내렸다. 전반적인 수비 라인을 내리다보니 낮은 볼 점유율(46.09%)과 슈팅 숫자의 열세(토트넘 13개·브렌트퍼드 20개)를 감수해야 했지만 손흥민과 데얀 클루셉스키가 역습과 세트피스로 제 몫을 해내면서 무실점과 승점 3점을 모두 챙겼다. 손흥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한 팀을 상대로 어려운 장소에서 경기했다”면서 “승점 3점과 무실점 등 우리가 원했던 모든 것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공격 일변도에서 실리로 돌아선 토트넘의 변화는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은 브렌트퍼드전에서 기대실점이 2.06골이었지만 실제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토트넘이 승리를 따내지 못한 직전 7경기 기대실점(14.96골) 대비 18골을 내준 것과 비교된다. 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과거 선수들에게 강조했던 공격지역 압박 성공 횟수에서도 3회로 시즌 초반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 엿보인다.
토트넘의 달라진 수비는 우승컵에 대한 희망도 키우고 있다. 토트넘은 7일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을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이 1차전에서 이미 1-0으로 승리한 터라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다. 2007~2008시즌 같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토트넘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토트넘이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손흥민도 클럽 무대에서 첫 우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