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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장현국 넥써스(NEXUS) 대표<사진>를 만났다. 그는 위메이드 대표 재임 시절부터 넥써쓰 대표에 오른 지금까지 지치지 않는 대외 소통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업계 내 대표적인 달변가이기도 하다. 여느 기업 대표들보다 열정적으로 릴레이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늘 같은 옷으로 인터뷰에 나서는 것도 눈길을 끈다.
동시에 ‘문제적 인물’이기도 하다. 사법 리스크 논란에 휘말렸다. 얼마 전 금융당국이 위메이드 대표 재임 당시 사적모임에서 무상증자 계획을 흘린 혐의로 수사기관(검찰)에 통보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인터뷰는 장 대표가 내놓은 넥써스발 화제와 비전에 집중했다. 넥써스표 블록체인 게임이 성공할지 여부가 궁금했다. 그는 국내에 씨가 마른 월 정액제 기반 블록체인 게임을 거론했다. K게임 특유의 부분 유료화 수익모델(BM)엔 과감한 비판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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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관문 넘었다
장 대표는 스위스에 ‘오픈게임파운데이션(Opengame Foundation, OGF)’ 재단 설립을 알렸다. 암호화폐 크로쓰(Cross) 발행과 사업을 추진할 재단이다. 유럽연합(EU)의 암호화폐 관련 규제인 MiCA(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를 적용해 운영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스위스가 포함된 EU 권역이 암호화폐 규제로는 가장 진보돼 있다”며 “가장 진보한 규제를 따라가면서 앞으로 미국도 한국의 규제도 생기면 계속 따라서 지키겠다는 의미로 스위스에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총 발행량 10억개로 고정한 ‘크로쓰 세일’과 ‘넥써쓰 게임 오픈’이라는 두 개의 관문이 남았다. 장 대표는 올해 목표한 넥써쓰(옛 액션스퀘어) 흑자전환 관련해 “3월에 나올 게임을 시작으로 올해는 게임을 계속 붙이는 게 저희가 열심히 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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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게임 확장’도 중요
그는 ‘양적 확장’의 중요성을 짚었다. 최근 인터뷰에서 내년 말까지 넥써쓰 체인에 100개 게임 출시를 말한 바 있다. 장 대표는 “당연히 좋은 게임이 중요하지만, 숫자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 양이 많아져야 플랫폼이 고도화된다”며 “토크노믹스를 다 처리하고 소위 말하는 원스톱 솔루션이 되기 위해선 양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어서 “기존(위믹스)에 연 단위로 벌어졌던 일들이 지금 개월 단위로 벌어지고 있으니 굉장히 빠른 속도로 게임의 개수를 가져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3월에 첫 게임이 나오고 월에 몇 개씩 내는 속도를 보면 페이스가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주요 게임 기업들이 손을 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이런 가운데 그가 주도한 위믹스에 이어 넥써쓰가 불쑥 튀어나온 격이다.
장 대표는 “대부분 회사들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기다리는 회사들이 있다”며 “3월부터 상반기까지 거치고 나면 언제쯤 100개를 내겠구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넥써쓰 게임 3월 출격
오는 3월 나올 게임은 ‘드래곤 플라이트’, ‘라그나로크: 몬스터 월드’, ‘라펠즈M’ 3종이다. 상반기엔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경제를 붙여낼 계획이다. 기획부터 블록체인 게임을 목표한 신작 출시는 하반기로 예정했다.
장 대표는 “하반기쯤 기존 게임이 아닌 한 번도 출시하지 않은 게임들도 블록체인으로 준비되고 있다”고 알렸다. 오랜 기간 다져온 중화권 네트워크 활용에 대해선 “상반기 내로 중국 게임이 나올 것”이라며 “지사 설립 중에 있고, 현지에서 게임을 계속 소싱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퍼블리싱을 위한 소싱보다는 웹3 블록체인 게임을 하겠다는 업체들이 글로벌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저희 역할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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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제로 간다
수익모델(BM)에도 변화를 준다. 국내 게임의 절대 비중을 차지한 부분유료화가 아닌 정액제 모델로 승부수를 던진다. 게임 아이템의 주인을 회사가 아닌 이용자로 돌리는 블록체인 경제를 적용함은 물론이다. 이를 한국 게임의 위기와 연관해 상당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지난 20년 넘게 우리가 부분 유료화로 잘 먹고 잘 살았잖아요. 그게 한계에 다다른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부분 유료화에 대해서 더 이상 사용자들이 유저들이 이제는 못하겠다, 콘솔이나 스팀 게임이나 심지어 중국산 게임을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왜 우리 한국 게임들은 이렇게 매운 맛의 유료화를 하느냐 하는 게 현재 게임계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유저들의 거부감이 생길 뿐만 아니라 한국 게임이 글로벌로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소위 말하는 리니지라이크는 한국 대만밖에 안 되잖아요. 중국에서도 안 됩니다. 나머지 나라는 말할 것도 없죠. 게임 산업 위기를 타개하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되는데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글로벌을 갈 수가 없어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뭐냐 하면 새로운 정액제 혹은 변형된 정액제,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스팀 게임과 같은 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고, 원래 부분 유료화를 통해서 유저 경제가 활발했던 그 부분은 블록체인을 적용해서 유저들이 혜택을 받게끔 하는 겁니다. 그 경제는 유저들에게 돌려주고 유저들이 더 게임을 재밌다고 생각해 더 많은 유저가 더 오랜 기간 하게 만들고, 그렇게 커진 유저 베이스를 기반으로 게임 회사가 돈을 벌고 매출을 일으키는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블록체인 기술이고 블록체인을 붙임으로써 한국 게임이 한국 시장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으로 저는 뻗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오게 되는 게임들 라그나로크나 아니면 드래곤 플라이트, 라펠즈M이 완전한 정액제는 아니겠지만, 그러한 방향으로 갈 겁니다.
모범 사례 준비 중
사실 장 대표의 비전은 게이머들이 바라는 방향이다. 이를 이해하고 넥써스 밸류체인에 합류할 회사가 꾸준히 나올지가 관건이다. 그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해하시는 회사들이 되게 많다”며 “그렇게 해야 게임의 재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더 이상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지속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아직까지 벌고 있으니까 버리지 못하는 것이지 몇 년 전부터 게임업계 위기는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게 바뀔 만큼의 임계치가 안 되니 버티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 생각을 해야 하는데, 자꾸 아이템을 더 좋은 걸 만들어 약탈적 업데이트를 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니까요 더 심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넥써쓰 게임은 이런 것’이라는 레퍼런스(참고) 게임도 고민 중이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자체 게임을 준비한다.
지금도 합병을 준비 중인 회사가 다 게임은 아니지만 3개 정도 있습니다. 당연히 좋은 개발팀을 인수하고 더 나아가 모범을 보여야 되잖아요. 내부 게임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이니까 누구에게나 공정히 대한다는 원칙은 지키되 모범을 보이기 위한 게임들은 M&A를 통해 확보하는 것을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3년 내 승부날 것
장 대표는 넥써스로 구현하고 싶은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해 “플랫폼 차원으로 블록체인을 시작하는 회사들이 기존 게임엔 관심이 없고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게임, 다 간단한 미니 게임들만 한다”며 “넥써쓰는 훨씬 더 심도 깊은 플레이의 게임을 블록체인으로 트랜스폼하고, 이걸 오픈플랫폼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사실 거의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3년 내 승부가 날 것 같다”며 “지배적인 플랫폼이 되냐 업계의 사실상 표준이 되냐 싸움이 3년 남았다”고 전망했다.
넥써쓰 플랫폼은 입점 수수료가 없다. 이용자들이 게임 토큰을 거래할 때 수수료 0.99%로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장 대표는 “게임 매출은 그대로 게임 회사의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앞으로 실패도 성공도 있을 것이고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가 아닌 여러 정답을 찾아내겠다” 며 “2007년 아이폰이 나오고 모바일 게임이 제대로 자리 잡아가고 모바일에서 MMO도 시도하는 등 여러 정답을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과정들이 앞으로 블록체인에서도 벌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