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의상·각종 소품에 유명인 소환…올해 국감도 '흥행' 경쟁

2024-10-10

국민적 관심 끌어내려는 의도…“정치 희화화” 지적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10일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학교 급식실에서 사용되는 위생복과 앞치마를 입고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정 의원은 전날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식사 100인분을 준비했다는 ‘급식 대가’ 이미영 씨의 사례를 언급하며 “학교급식실의 1인당 급식 인원의 적정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강조하기 위해 학교급식실 노동자의 복장을 하고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도 이날 국정감사에 한복을 입고 나와 국가유산청장에게 한복 착용자의 고궁 입장료 면제와 관련한 질의를 했다.

22대 국회 첫 국감에서도 이전처럼 이색 소품을 활용한 ‘흥행’ 경쟁을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선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과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배추와 날달걀 두 개를 놓고 “얼마에 산 것 같나”, “어떤 게 1등급인지 맞혀보라”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다그쳤다.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국토부 장관의 관용차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에 매물로 올린 사실을 공개한 뒤 여당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유명인을 국감장으로 부르는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

행정안전위원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축구선수 제시 린가드를, 환노위는 아이돌 따돌림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를 참고인으로 불렀다.

의원들이 국감에서 다양한 소품을 활용하는 배경에는 질의의 전달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민적 관심도 끌어내겠다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의원들이 질의 내용의 깊이를 더하는 것보다 시선을 사로잡는 일에 더욱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원들이 과거 습성에 젖어 이 같은 방식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행동은 오히려 정치를 희화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도하기자 formatown@idaegu.co.kr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