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낙화놀이’에 일본인 1천명 모셔요

2025-10-08

10월의 함안은 빛과 소리로 채워진다. 강 위에 떠 있는 수백개의 촛불과 등불이 물결처럼 흘러가고, 바람을 타고 떨어지는 불씨가 까만 밤하늘 위로 은하수를 그린다. 이 장면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500년 넘게 이어져 온 함안의 가을 풍속, ‘낙화놀이’라는 살아 있는 전통이 만든 순간이다.

동시에 낙화놀이는 불빛과 소리의 향연이자, 공동체의 기억과 정서를 품는 시간이다. 이날 강변에 모인 사람들은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문화의 주체가 된다. 올해 이 전통은 국경을 넘어 새로운 이야기를 쓴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16일, 일본인 관광객 1000명을 초청해 ‘한정판 낙화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의 콘셉트는 ‘한 번뿐인 여행’이다. 축제와 문화 체험, 지역 여행이 하나로 엮이는 경험이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소원지 쓰기’ 부스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각자의 소원이 적힌 종이가 조심스럽게 강 위로 띄워지는 순간, 축제의 첫 번째 마법이 시작된다.

강변 장터에는 붕어빵, 막걸리, 전통 떡 등 향토 먹거리가 줄지어 서고, 낙화봉을 활용한 굿즈와 특산품이 여행의 기억을 완성한다. 관광객들은 행사 당일 전후로 입국해 2박3일, 또는 4박5일 일정으로 한국 여행을 즐긴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소규모 시범운영에서 출발했다. 당시 관광객의 뜨거운 반응은 함안군과 낙화놀이보존회, 한국관광공사가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됐다. 올해 상반기 한국관광공사는 일본 도쿄·오사카·후쿠오카 지사, 현지 여행사 30여곳과 협업해 특별 상품을 구성했고, 9월 초까지 900명이 예약했다.

2025년 7월까지 누적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약 191만8000명이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의 192만8000명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352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던 2012년 이후 침체했던 일본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징후다. 안전과 익숙함을 중시하는 경향, 비용 경쟁력, K컬처의 지속적 인기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공사는 이러한 흐름을 지방 관광 활성화의 기회로 삼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 지방 미식 30선’ 캠페인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 왕갈비, 대구 막창, 춘천 닭갈비, 전주 막걸리 한 상, 광주 떡갈비 등 지역별 대표 음식을 1인분 단위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부산과 제주에서는 간편결제 서비스 ‘와우패스’를 연계한 ‘n차’ 방문 마케팅을 진행한다. 지역 결제 시 캐시백과 경품 혜택을 제공하고, 디지털 스탬프 랠리로 주요 관광지와 쇼핑 명소를 연결해 재방문을 유도한다. 20~30대 여성 관광객을 겨냥한 K뷰티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한국 뷰티 플랫폼 ‘강남언니’와 협업해 뷰티 브랜드 체험·쇼핑을 연결한 스탬프 랠리를 운영하고, 웹툰 기반 관광지 개발로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공사 관계자는 “낙화놀이와 같은 지역 축제를 중심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을 경험하도록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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