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가 보여준 길, 새만금이 열어갈 길

2025-10-09

호주 시드니는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관광도시 가운데 하나다. 직접 마주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얼굴이었으며 본다이비치와 로열 보타닉가든은 시드니 시민에게는 일상이면서 관광객에게는 휴식과 이국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명소로 다가왔다.

이처럼 바다와 항만, 문화시설과 자연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시드니는 단순히 거쳐 가는 도시가 아닌, 오랫동안 머물면서 살고 싶은 도시로 자리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만금은 시드니 못지않은 자연환경과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 광활한 간척지와 탁 트인 새만금 내호(內湖)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아름다운 고군산군도와 변산반도로 이어지는 자연환경은 새만금만이 가진 최고의 강점이다.

올해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신항만과 신공항 건설이 완료된다면 새만금은 더 이상 외딴 땅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이러한 새만금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어떠한 콘텐츠를 담아내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시드니가 자연과 문화의 조화로 세계인의 발길을 모았듯, 새만금도 우수한 사례들을 벤치마킹 하고 더욱 발전시켜 모두가 머물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새만금이 세계적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해양을 중심으로 한 복합 관광지 개발이다. 시드니가 항만을 세계적 문화 무대로 바꿔 세운 것처럼, 새만금도 수변을 활용한 복합리조트, 대형 공연장, 전시관을 조성해야 한다. 바다와 문화가 결합할 때 새만금이라는 공간은 비로소 사람들이 찾고 머무는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다.

둘째, 글로벌 문화·교육 거점 조성이다. 시드니는 각종 축제와 국제행사를 통해 도시 이미지를 끊임없이 새롭게 했다. 새만금도 K-드라마, K-POP 같은 한류 콘텐츠를 접목한 영상단지, 아레나, 국제학교를 통해 세계 각국의 MZ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다. 이는 관광산업뿐 아니라 교육·문화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셋째, 해양레저와 스포츠 산업 육성이다. 시드니의 해변이 서핑과 요트의 명소가 되었듯, 새만금도 요트, 카누, 윈드서핑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최적지다. 전북도가 추진 중인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새만금이 해양 종목 개최지로 선정된다면 아시아 최고의 해양스포츠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다.

넷째, 세계인이 기억할 상징적 건축물과 테마파크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도시의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문화적 아이콘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한류 스토리와 첨단 기술을 결합한 테마파크나 창의적 건축물을 세운다면 새만금은 국제 관광 무대에서 독보적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교통망 위에 어떤 이야기를 얹느냐이다. 관광객은 단순히 편리한 이동 수단보다 그 도시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여행지를 선택한다. 새만금은 바다와 간척지, 문화와 스포츠가 공존하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를 어떻게 엮어내느냐에 따라 세계인이 기억할 도시가 될 수도, 단순한 개발지에 머물 수도 있다.

새만금의 미래는 결국 머물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내는 데 달려 있다. 광활한 수변은 해양레저의 무대가 되고, 넓은 대지는 문화와 교육시설을 품을 수 있다. 여기에 상징적 건축물과 글로벌 이벤트가 더해진다면 새만금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새로운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새만금이 앞으로 써 내려갈 이야기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 대한민국이 세계와 소통하는 새로운 창이 될 것이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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