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 규제 vs 자원 규제…'공급망 3법' 차이점은?

2025-01-14

2월 7일 '자원안보특별법' 시행 예정

품목 아닌 광물·자원에 대해 직접 규제

산업부 장관, 자원안보협의회 통해 총괄

비축 및 반입명령·가격상한제 적용 가능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내달 7일 '국가 자원안보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에너지자원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핵심 자원의 비축과 관리에서부터 위기경보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기존 시행되고 있는 '공급망기본법'과 '소부장특별법' 등 이른바 '공급망 3법' 간에 유사한 점이 많아 업계로서는 혼선이 발생될 수도 있다.

정부가 도입한 이른바 '공급망 3법'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통해 업계의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알아본다.

◆ 품목별 규제 vs 자원별 규제…핵심광물 및 자원 직접 관리

정부는 14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앞으로 5년마다 자원안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핵심자원 수급관리를 강화하고 자원안보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경보 체계도 가동한다.

우선 자원안보특별법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자원안보협의회'의 위원장을 맡아 자원안보기본계획을 세우고 직접 지휘한다. 다른 두 법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아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과 차이점이 있다(표 참고).

또 다른 차이점은 품목이 아닌 자원 및 광물에 대해 정부가 직접 규제한다는 점이다. 다른 두 법은 자원이 아닌 품목이 정책 대상이다.

과거 이른바 '요소수 사태'나 '마스크 사태' 당시를 돌아보면, 정부가 요소수나 마스크처럼 특정품목 생산을 독려할 수는 있지만, 요소와 같은 특정 자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규제할 수 없었다.

때문에 자원안보특별법은 기존 두 법과 함께 자원안보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주요 품목의 공급망을 강화하는 게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자원안보 컨트롤타워의 구성·운영절차 ▲자원안보위기 조기경보체계 운용방식 ▲핵심자원의 수급관리 방식 ▲자원안보위기 대응방안 등이 포함됐다.

산업부는 주요 항목별로 고시를 통해 세부내용을 규정할 방침이다. 특히 '희토류'와 같은 핵심광물에 대해 비축기관과 비축량 등 세부사항을 규정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자원안보위기 대비·대응체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 자원안보 위기경보 발령…세제 지원·예타 신속처리는 적용 안돼

또 자원안보특별이 다른 두 법과 다른 점은 정부가 위기경보를 발령한다는 점이다.

공급망기본법을 통해 '위기품목'을 지정할 수는 있지만, 다른 두 법의 경우 '위기경보' 체계는 담기지 않았다. 지난 2021년 발생했던 이른바 '요소수 사태'의 경우에도 이미 한 달 전부터 업계에서 위기 신호가 있었지만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서 파장을 키웠다.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가 발생했거나 발생이 우려될 경우 위기의 심각성, 파급력 등을 고려해 자원안보위기 경보를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구분해 발령할 수 있다.

위기 시에는 해외에서 개발하고 있는 핵심자원에 대해 반입명령을 내릴 수 있고, 비축자원에 대한 방출이나 사용 조치도 가능하다. 또 판매가격 상한제 등 개별 수급관리에 대한 긴급대응조치도 담고 있다.

때문에 핵심광물과 자원에 대해 위기경보가 가동된다면 정부가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매 5년마다 자원안보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에너지공단 등 에너지·자원 공공기관을 자원안보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자원안보전담기관으로 지정하기 위한 근거도 담겼다. 석유나 가스와 같은 경우 현재 비축기능을 담당하고 있지만, 핵심광물의 경우 비축기능과 관리체계가 아직 미흡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자원안보특별법은 다른 두 법과 달리 세제 지원이나 예비타당성조사 신속처리와 같은 대책은 담기지 않았다(표 참고). 이는 향후 추가 논의를 필요시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주요국의 자원무기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에너지·자원분야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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