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 슬림화·세대교체로 효율성 강화
- 경영 상태 개선 긍정적, 내년 주택 공급 물량 감소 우려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적자 사업 정리,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생존을 도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내년 주택 공급 물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들어 부도를 맞은 건설사가 27곳에 이르러, 5년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 중 85%가 비수도권 업체로,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건설사들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DL그룹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디타워 돈의문' 빌딩을 약 8,953억 원에 매각하며 약 1,3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번 매각은 유동성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이루어졌으며, 그룹의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어센드 엘리먼츠의 지분을 약 1,316억 원에 매각하며 유동성을 강화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 125개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2026년까지 약 2조 6,000억 원의 현금 유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의 인사 이동에도 재무구조 개선과 조직효율화를 위한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12월, 대우건설은 '위기대응'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조직 개편 및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재무와 전략 기능을 통합한 재무전략본부를 신설했으며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중심 경영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11월,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에너지사업 조직을 독립시키는 등 미래 핵심 산업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임원 수를 기존 66명에서 51명으로 약 22% 감축했다.
DL이앤씨는 예년보다 두 달가량 빠른 10월에 정기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신규 선임 임원 수를 전년 대비 줄이며, 조직의 슬림화를 추진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자산 매각과 적자 사업 정리 및 인사 조정에 나서면서 경영 상태는 개선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주택 공급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대비 2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2021년 이후 최저치다. 건설사의 신규 사업 축소와 자산 매각이 공급 물량 감소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자산 매각과 사업 재편은 위기 극복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신사업 발굴과 안정적인 사업 구조 확립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주택 공급 물량 감소로 인해 시장 불안정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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