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반자는 로즈마리”...MZ 세대 ‘식집사’ 열풍 지속

2025-05-11

박채령 기자 chae@kyeonggi.com

기자페이지

30대 이하의 37.2%는 반려식물 키우는 ‘식집사’ 국내 반려식물 산업 규모 2조4천215억원

#1. 화성시 송동에 사는 김미영씨(가명·34)는 로즈마리, 레몬트리 등 30여종의 식물을 기르고 있다. 그는 평소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지만 직장이 바빠 돌볼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대신 선택한 것이 ‘향기나는 식물’. 김씨는 “반려동물보다 품이 덜 들면서도 곁에 살아 숨 쉬는 것이 있다는 느낌이 좋아 화분을 계속 사다 보니 집이 정원처럼 돼버렸다”며 앞으로도 식물을 계속 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2. 광주시 양벌동에서 자취하는 신희주씨(가명·34)도 ‘식집사’다. 퇴근 후 신씨가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최근 새로 구입한 백일홍꽃 상태를 확인하는 것. 신씨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적적해 식물을 돌보기 시작했다”며 “이파리가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살피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웃어 보였다.

11일 경기일보 취재결과, MZ세대 사이에서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른바 ‘식집사’가 주목받고 있다.

식집사는 식물과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을 말하는 ‘집사’를 합친 말로 식물을 키우며 돌보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반려식물 인구와 산업 규모’에 대해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4%는 반려식물을 기른다고 답했다.

특히 연령대별로 볼 때 30대 이하 응답자 중 37.2%가 반려식물을 키운다고 답해 가장 많았고, 40대 13.2%, 50대 15.0%, 60대 이상 34.6%이었다. 젊은 세대에서 반려식물을 기르는 비율이 가장 높은 셈이다.

반려식물 산업 규모도 총 2조4천215억원으로 작지 않다. 구체적으로 식물 자체 산업이 1조1천856억원, 화분, 배양토, 영양제 등 관리에 필요한 연관 산업 시장은 1조2천359억원 규모다.

반려식물 유형(실내, 마당, 정원, 숲)으로 보면 실내식물 연관 산업 규모와 자체 산업 규모가 각각 689억원(55.7%), 607억원(51.2%)으로 가장 비중이 크다.

MZ세대 사이에선 손이 덜 가는 식물도 인기다.

수원시에서 17년째 꽃집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예전에는 화분보다는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기념일에 꽃다발을 주로 사 갔는데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이 화분을 자주 사간다”며 “주로 찾는 건 스투키, 다육이처럼 손이 많이 안 가는 식물들”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집사 현상에 대해 “바쁘고 시간이 없는 MZ세대들에게 동물보다는 기르기 쉽고, 그러면서도 생명력이 느껴져 ‘반려’라는 느낌을 주는 식물을 기르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식물을 기르는 게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반려식물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