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틴은 늘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안주하지 않고 또 한걸음 나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성장할 가능성 있는 팀이 아닌가 싶습니다.”(그룹 세븐틴 멤버 우지)
‘청춘’과 ‘도전’이란 단어에 가장 어울리는 보이그룹, 세븐틴이 26일 데뷔 10주년을 맞아 정규 5집 앨범 <해피 버스트데이>를 발매했다.
2015년 5월26일 MBC뮤직 <세븐틴 프로젝트 - 데뷔 대작전> 방송으로 데뷔한 이후 꼬박 10년이 흘렀다. 13명이라는 많은 인원에다 당시만 해도 작은 기획사 소속으로 ‘얼마나 가겠냐’ ‘밥값은 나오느냐’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세븐틴은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연간 1000만장 앨범 판매, 발매 후 1주일 K-팝 음반 판매량 1위,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 미국 4대 음악 시상식 ‘도장깨기’ 등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이만큼 컸으면 으레 있을 법한 안팎의 갈등 소식도 일절 들려온 바 없다.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멤버 디에잇은 ‘지난 10년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청춘, 세븐틴은 나의 청춘이었다”라며 “13명이 함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는 게 쉽지 않은 것을 안다”고 했다. ‘사랑’을 꼽은 조슈아는 “캐럿(CARAT·팬덤명)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절대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 멤버들도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했다.
5집 <해피 버스트데이>의 제목은 중의적으로 10번째 생일(birthday)이라는 의미에다 자신들의 열정을 무대 위에서 폭발시키듯(burst)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앨범은 타이틀곡 ‘선더(THUNDER)’를 비롯해 총 16개 트랙으로 구성됐다. 13명 멤버 각각이 부른 개인곡 13곡이 모두 담긴 첫 앨범이다.

10번째 생일파티는 그 어느 생일 때보다 특별하게 치러졌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일대에는 팬들은 물론 시민과 관광객들까지 들를 수 있는 오프라인 이벤트 ‘B-데이 파티’가 열렸다. 한강 세빛섬 앞에 공식응원봉인 ‘캐럿봉’ 모형이 초대형으로 설치됐고, 지난 10년의 여정을 요약한 ‘세븐틴 히스토리 존’, 오프라인 게임 ‘퍼즐 세븐틴’, 포토카드 촬영소 등의 팝업 부스가 마련돼 팬들의 발길이 붐볐다. 사흘간 연인원 10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25일 밤 서울 잠수교에서 열린 공연 ‘버스트 스테이지 @잠수교’였다. 이곳에서 교통을 통제하고 가수의 단독 콘서트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공연 시작 무렵 멤버 승관은 “엊그제 데뷔한 것 같은데 벌써 10주년”이라며 “이 공간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저희에게 기적 같은 기회”라고 했다. 잠수교를 가득 메운 팬들에다 한강공원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공연을 관람한 시민들까지 이 일대는 응원봉 불빛으로 만들어진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뤘다. 콘서트장으로 변한 잠수교 풍경은 26일자 일간지 사회면에 실리기도 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입체적인 안무 퍼포먼스가 뛰어난 5집 타이틀곡 ‘선더’로 시작한 공연 분위기는 잠수교 동쪽과 서쪽 강물 위로 대형 폭죽이 터지고 물줄기가 쏘아지며 후끈 달아올랐다.
작사·작곡·편곡을 스스로 한다는 의미의 ‘자체제작돌’을 이끄는 멤버 우지는 ‘선더’ 곡에 대해 “10년 앨범을 만들다 보니 ‘이제 나는 안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했지만 하늘이 버리지는 않더라”며 “영감이 번개처럼 꽂혔다”고 했다. 이후 신곡 ‘HBD’, 4집 타이틀곡 ‘핫’, 열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에이프릴 샤워’ 등으로 흥을 끌어올린 세븐틴은 이어 ‘음악의 신’, ‘아이즈 온 유’ 등을 거쳐 엔딩곡 ‘아주 나이스’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 무대에는 세븐틴 멤버들 중 군 복무 중인 정한과 원우를 제외한 11명이 올랐다. 올 하반기에는 1996년생 ‘동갑내기’ 호시와 우지가 입대 예정이다. 남자 아이돌의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뜻하는 ‘군백기’를 앞두고 무대에 서는 세븐틴 멤버들이나 공연을 찾은 팬들 모두 콘서트를 더 소중하면서도 열정적으로 대하는 모습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