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주도 바이오 혁신, 미래성장 동력 '각광'

2025-05-15

대기업 오너 2~4세가 제약·바이오 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바이오 분야가 미래가 밝다고 여겨지는 만큼, 오너 일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사업을 키워나가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상위 10대 그룹 중 삼성, SK, LG, 롯데, HD현대, GS 등 총 6개 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여기서 롯데, HD현대, GS 그룹은 최근 3년 내 바이오사업에 진출한 기업이다.

롯데그룹은 2022년 4월 헬스케어 커머스 '롯데헬스케어', 같은 해 5월 위탁생산개발(CDMO) 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하며 바이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미국 뉴욕 시러큐스 소재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의 공장을 인수하며 생산기지도 확보했다.

롯데그룹의 바이오 진출 중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부사장)가 자리잡고 있다. 신 부사장은 지난해 초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에 올랐으며, 현재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는 등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다.

HD현대그룹은 AMC사이언스를 통해 신약 개발에 나선다. AMC사이언스는 HD현대의 조선 사업을 담당하는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100% 자회사로 지난해 11월 설립됐다. 서울아산병원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항암제, 안질환 치료제 등 난치성 질환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의 바이오 또한 오너 일가가 주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에너지,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새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신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를 낙점해 AMC사이언스를 설립,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GS그룹은 2022년 보툴리눔 톡신 기업 '휴젤'을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수는 GS그룹의 미래사업팀의 성과인데, 이 미래사업팀은 오너 4세인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이사가 이끌었던 부서다.

이외에도 오리온, 삼양라운드스퀘어 등 여러 기업들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오리온은 그룹 지주사 산하에 치과질환 치료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와 각각 6:4의 지분을 투자해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이후 2022년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 리가켐바이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바이오 사업 진출에 속도를 붙였다.

오리온그룹의 리가켐바이오 인수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장남인 담서원 오리온 전무를 앞세운 결과다. 담 전무는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리가켐바이오 사내이사에 합류했으며, 오리온 그룹에서 바이오를 비롯한 신사업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바이오 사업은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를 필두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전 상무는 신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를 점찍었으며, 헬시푸드 브랜드 '잭앤펄스'를 리뉴얼해 건강기능식품 분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연구소 삼양스퀘어랩에 노화연구센터와 다지털헬스케어 등 총 2개 센터도 신설했다. 장내 미생물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해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푸드케어'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러 기업들이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이유로는 높은 성장 가능성과 경영능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특성상 성과 도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리더십을 시험해볼 수 있어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라며 "최근 국내 바이오 산업 또한 같이 커가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껴 여러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자금이 필요한 산업 특성상 자본이 탄탄한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인다"며 "대기업의 자본이 합쳐질 경우 후발주자지만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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